간질성폐질환 관련 폐고혈압(PH-ILD) 치료 후보물질 모슬리시구앗이 2상 임상에서 폐혈관저항을 56.3% 낮추고 6분 보행거리와 심장 부담 지표를 함께 개선해 3상 개발에 들어갔다. 모슬리시구앗은 산화스트레스 환경에서도 가용성 구아닐산고리화효소(sGC)를 활성화해 cGMP 생성을 늘리고 혈관확장을 유도하도록 설계된 흡입형 후보물질이다. [AI 생성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간질성폐질환에 동반되는 폐고혈압(PH-ILD)을 겨냥한 새로운 흡입형 치료제가 2상 임상에서 폐혈관저항을 절반 이상 낮추고 운동능력과 심장 부담 지표까지 동시에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대규모 3상 임상에 들어갔다.
현재 PH-ILD는 치료 선택지가 많지 않은 데다 기존 흡입형 치료제의 경우 반복 투여와 기침 등 내약성 문제가 부담으로 지적돼 왔다. 이번 후보물질은 하루 한 번 흡입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라는 점에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반트 사이언시스(Roivant Sciences)와 자회사 풀모반트(Pulmovant)는 8일 유럽호흡기학회(ERS 2026)에서 PH-ILD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흡입형 신약 후보물질 '모슬리시구앗(mosliciguat)'의 2상 PHocus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PH-ILD는 폐 조직이 딱딱해지고 손상되는 간질성폐질환에 폐고혈압이 동반된 상태다. 폐혈관의 압력과 저항이 높아지면서 심장이 폐로 혈액을 보내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호흡곤란과 피로, 운동능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
이번 PHocus 임상은 20개국 87개 기관에서 성인 PH-ILD 환자 1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배정·이중맹검·위약대조 연구다.
모슬리시구앗은 산화스트레스 환경에서도 가용성 구아닐산고리화효소(sGC)를 활성화해 cGMP 생성을 늘리고 혈관확장을 유도하도록 설계된 흡입형 후보물질이다. [자료=풀모반트]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폐혈관저항(PVR) 감소였다. 16주차 모슬리시구앗군의 PVR은 위약군과 비교해 56.3% 감소해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통계적 유의성도 확인됐다(p<0.0001).
PVR은 폐혈관을 통해 혈액이 흐를 때 받는 저항을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우심실이 혈액을 폐로 보내기 위해 더 큰 부담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PVR을 낮추는 것은 폐고혈압 치료 효과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다.
운동능력도 개선됐다. 16주차 6분 보행거리(6MWD)는 모슬리시구앗군이 위약군보다 35.2m 더 늘었다(p=0.0027).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을 반영하는 NT-proBNP는 위약 대비 53.2% 감소했다(p=0.0002).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사전에 계획된 탐색적 분석에서 24주차 6분 보행거리의 위약 대비 차이는 52.7m까지 확대됐고, NT-proBNP 감소폭도 75.9%로 커졌다.
회사 측은 무작위 대조 폐고혈압 임상 가운데 이번 PVR 감소폭이 가장 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눈길을 끄는 부분은 내약성이다.
현재 PH-ILD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치료제 가운데 하나는 흡입형 프로스타사이클린 계열인 트레프로스티닐(treprostinil)이다. 이 약은 INCREASE 3상 임상에서 16주차 6분 보행거리를 위약 대비 31.12m 개선하며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모슬리시구앗의 16주 개선폭은 35.2m였다. 서로 다른 임상이어서 두 수치를 직접 비교해 우열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운동능력 개선 효과가 기존 치료제가 임상에서 보여준 범위에 들어왔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특히 기침 발생률은 모슬리시구앗군 12.1%, 위약군 18.2%로 나타났다. 기침은 흡입형 프로스타사이클린 치료에서 흔히 문제가 되는 이상반응 가운데 하나다. 아직 환자 수가 많지 않은 2상 결과라는 한계는 있지만, 흡입형 치료제에서 효과와 내약성을 동시에 확보할 가능성을 보여준 대목이다.
모슬리시구앗은 하루 한 번 흡입하는 가용성 구아닐산고리화효소(sGC) 활성화제다. 산화질소(NO)-고리형 구아노신 일인산(cGMP) 신호 경로의 핵심 효소인 sGC를 활성화해 폐혈관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기존 sGC 자극제와 달리 산화질소나 헴(heme)의 상태와 관계없이 sGC를 활성화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PH-ILD처럼 산화 스트레스로 정상적인 sGC 기능이 떨어진 환경에서도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로이반트와 풀모반트는 2상 결과를 토대로 3상 PHrontier 임상에 착수했다. 약 375명의 PH-ILD 환자를 대상으로 모슬리시구앗과 위약을 비교하는 글로벌 무작위배정·이중맹검 연구로, 현재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2상에서 확인된 폐혈관저항 감소와 운동능력 개선 효과가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에서도 재현될지가 향후 허가 가능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