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출생 직후부터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가 미국에서 허가됐다. 갓 태어난 신생아에게 적용할 수 있는 최신 인테그레이스 억제제 기반 치료 선택지가 마련된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6일(현지시간) '티비케이 PD(Tivicay PD, 성분명 돌루테그라비르·dolutegravir)' 경구현탁용 정제를 다른 항레트로바이러스제와 병용해 출생 직후부터 생후 4주까지, 체중 2kg 이상인 HIV 감염 신생아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기존 티비케이(Tivicay)와 티비케이 PD는 성인과 생후 4주를 초과한 소아에게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로써 돌루테그라비르 기반 티비케이 치료는 출생 직후 신생아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대로 범위가 확대됐다.
개발사 비브 헬스케어(ViiV Healthcare)에 따르면 이번 승인으로 티비케이 PD는 체중 2kg 이상 HIV-1 감염 소아 환자 가운데 적격 신생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2세대 인테그레이스 가닥전이 억제제(INSTI)가 됐다. 승인 대상은 치료 경험이 없거나, 치료 경험이 있더라도 INSTI 치료 경험이 없는 소아 환자다.
비브 헬스케어는 지난 6월 FDA가 적응증 확대 신청을 접수했을 당시 승인될 경우 돌루테그라비르가 신생아에게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2세대 인테그레이스 억제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FDA는 당시 우선심사(Priority Review)를 부여했고 처방약사용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심사기한을 8월 25일로 정했다.
비브 헬스케어 연구진이 HIV 치료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비브 헬스케어 홈페이지 갈무리]신생아 48명 연구서 성인과 유사한 약물 노출 확인
이번 승인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한 'IMPAACT 2023' 연구(NCT05406583)와 추가 소아자료를 이용한 약동학 모델링을 근거로 이뤄졌다.
연구에는 HIV-1에 노출된 체중 2kg 이상 신생아 48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출생 직후부터 최대 6주 동안 모자간 HIV 전파 예방을 위한 표준 항레트로바이러스제와 함께 티비케이 PD를 투여받았으며 16주 동안 추적관찰을 받았다.
그 결과 신생아에서 나타난 티비케이 PD의 약물 노출 수준은 성인에서 치료 효과와 연관된 수준과 비슷했다. 안전성 양상 역시 기존 소아와 성인 환자에서 확인된 것과 유사했다.
비브 헬스케어는 "IMPAACT 2023 연구와 추가 소아자료를 이용한 약동학 모델링에서 만삭 신생아에서도 치료에 필요한 돌루테그라비르 농도가 확인됐고, 안전성은 기존 소아·성인 환자에서 확인된 양상과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돌루테그라비르는 2세대 INSTI로, HIV가 자신의 유전물질을 사람 세포의 DNA에 삽입하는 데 필요한 인테그레이스 효소를 차단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비브 헬스케어는 이전 세대 인테그레이스 억제제보다 내성 장벽이 높은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신생아 HIV, 조기 치료 중요"
신생아에서 치료 선택지가 확대됐다는 점은 HIV의 빠른 질병 진행 특성과 맞물려 의미가 있다.
비브 헬스케어가 인용한 UNICEF·UNAIDS 자료에 따르면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은 HIV 감염 영아는 질환이 빠르게 진행할 수 있으며, 약 절반이 2세 이전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IMPAACT 2023 연구 책임자인 미국 보스턴대학교 의과대학(Bos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다이애나 클라크(Diana F. Clarke) 교수는 "이번 승인으로 만삭으로 태어나 체중 2kg 이상인 신생아가 출생 직후부터 돌루테그라비르 기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기에 효과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신생아의 치료 결과를 개선하는 데 중요하다는 의미다.
중증 알레르기·간손상 등 주의
티비케이 또는 티비케이 PD에 과거 과민반응을 보인 환자나 항부정맥제 '도페틸라이드(dofetilide)'를 복용하는 환자는 이 약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중증 과민반응이 보고된 바 있으며 간독성 발생 가능성도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병용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환자에서는 면역재구성증후군도 보고됐다.
일부 약물은 돌루테그라비르의 혈중농도를 낮추거나 부작용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환자 또는 보호자는 투여 전 복용 중인 모든 약물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FDA는 일반 티비케이 정제와 티비케이 PD 경구현탁용 정제는 같은 밀리그램(mg) 용량을 기준으로 서로 대체해 사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