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나보타' 100유닛 제품 (사진=대웅제약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대웅제약이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Nabota, 개발명 DWP450)'의 일본 미간주름 적응증 획득을 위한 임상 3상에 나선다. 현재 일본에서 미간·눈가 표정주름 개선 적응증으로 정식 승인을 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보톡스비스타(Botox Vista)'가 유일하다. 17년간 이어진 독점 구도에 국산 톡신이 도전장을 내면서 향후 시장 판도에 관심이 쏠린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웅제약은 오는 2027년 1월부터 일본 내 복수 의료기관에서 만 18~64세 중등증 이상 미간주름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나보타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중눈가림·무작위배정·위약대조 방식이며, 임상 종료 예상 시점은 2028년 12월이다.
참가자는 나보타 20단위를 맞는 시험군과 0.9% 생리식염수 0.5밀리리터를 맞는 위약군으로 나뉜다. 1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투여 4주 시점 최대 찡그림 상태의 미간주름 반응률이다. 평가는 대웅제약의 자체 평가 척도인 'DW-FWS(Daewoong Facial Wrinkle Scale)'를 이용한다.
2차 평가변수에는 8주·12주 최대 찡그림 상태의 반응률과 무표정 상태의 개선 정도, 사진을 이용한 독립평가 결과 등이 포함됐다.
이번 임상 참여 대상은 만 18~64세 일본 남녀이며, 임상 참여 전 두 차례 방문 모두에서 최대 찡그림 시 DW-FWS 2점(중등증) 이상이어야 한다.
미용 적응증 허가는 '보톡스비스타' 하나뿐인 시장
일본은 보툴리눔 톡신 시술 건수에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국가다.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ISAPS)가 집계한 시술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보툴리눔 톡신 시술은 2024년 기준 41만 4800건을 기록해 미국(179만 4384건) 다음으로 많았다. 독일은 36만 1210건, 브라질은 35만 1488건이었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Yano Research Institut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일본 보툴리눔 톡신 시술 시장 규모는 약 640억 엔(약 58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시장은 진입 문턱이 유난히 높다. 일본에서 A형 보툴리눔 톡신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은 애브비(AbbVie)의 '보톡스(Botox)'·'보톡스비스타'와 일본 테이진파마(Teijin Pharma)의 '제오민(Xeomin)'뿐이다.
'보톡스'는 1996년 눈꺼풀 경련을 적응증으로 승인을 획득한 뒤 이듬해부터 판매됐다. '제오민'은 테이진파마가 2017년 멀츠(Merz)로부터 일본 공동개발·독점판매권을 확보한 뒤 2020년 6월 상지 경직을 적응증으로 승인받아 같은 해 12월 발매됐다. 이어 2021년 하지 경직, 2025년 침흘림증(유연증), 2026년 경부 근긴장이상과 눈꺼풀 경련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B형 보툴리눔 톡신은 에자이(Eisai)의 '너블록(Nerbloc)'이 경부 근긴장이상을 적응증으로 2013년 출시됐다. 이들 제품 가운데 주름 개선 적응증으로 일본에서 정식 승인을 획득한 제품은 '보톡스비스타'가 유일하다. 나머지는 치료 목적의 승인을 받았다.
'보톡스비스타'는 2009년 일본 내 승인을 획득하며 일본 최초의 미용 목적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 됐다. 눈가주름 적응증은 7년 뒤인 2016년 획득했다. '보톡스'와 '보톡스비스타'는 성분이 같은 동일 제제로, 치료용과 미용용으로 나눠 각각 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한국산 톡신 이미 사용···정식 허가는 아직 '0'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톡신이라고 일본에서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의료기관이 일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해외 미승인 의약품을 수입해 진료에 사용하는 사례가 있다. 대신 후생노동성(MHLW)으로부터 수입확인증을 받아야 하고 사용여부는 의사의 책임하에 결정된다.
이 때문에 일본 일부 미용의료기관에서는 '나보타'뿐 아니라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Botulax, 현지 제품명 레티보)'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Meditoxin, 현지 제품명 뉴로녹스)' 등 한국산 제품도 사용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개인수입 제품은 정식 허가 제품과 달리 광고와 마케팅에 제약이 있으며,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 역시 이용하기 어렵다.
대웅제약과 휴젤, 메디톡스는 일본 내 자회사를 두고 있지만 아직 일본에서 정식 품목허가를 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없다.
휴젤은 현지 업체 등을 통해 자사 제품의 허가등록을 담당할 일본 업체를 찾고 있다. 휴젤은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품 '레티보(Letybo)'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유럽 허가를 확보해 총 71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지만 일본에서는 아직 정식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메디톡스는 2015년 설립한 100% 일본 자회사 'MDT International'을 통해 현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역시 일본에서 정식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은 아직 없다.
대웅제약은 2017년 3월 일본에 자회사 'Daewoong Pharmaceutical Japan Co., Ltd.'를 설립해 의약품 제조·판매를 목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공개된 임상·허가 자료를 기준으로 일본 미간주름 적응증 정식 허가를 위한 임상 단계에 들어간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는 대웅제약이 유일하다.
'나보타'는 이미 일본 일부 미용의료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 향후 정식 허가를 획득하면 개인수입에 의존해온 일본 내 '나보타' 유통 구조뿐 아니라, 미용 목적 주름개선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