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국내에서 개발된 CD19·CD22 이중표적 CAR-T 세포치료제가 미국 나스닥 상장사의 파이프라인으로 편입된 뒤 한국에서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낸다.
24일(현지시간) 해외 보도자료 배포 플랫폼에 공개된 리미나투스 파마 명의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리미나투스 파마(Liminatus Pharma)는 한국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시넥스(Synex Consulting)와 이중표적 CAR-T 세포치료제 'IBC101'의 국내 임상 개발을 지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넥스는 환자 등록부터 데이터베이스 잠금(database lock), 임상시험 결과보고서 작성까지 임상 운영 전반을 지원한다. 계약은 주요 임상개발 단계 달성에 따라 비용을 지급하는 마일스톤 방식으로 구성됐다.
IBC101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 1/2a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바 있다. 이번 임상은 서울성모병원이 주도 임상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리미나투스 파마 홈페이지의 보도자료 게시판. 회사는 이곳을 이노베이션바이오와 리미나투스 파마의 공식 공시·보도자료 게시 공간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현재 게시된 자료는 3건에 불과하며 가장 최근 자료도 2026년 2월 1일자다. 이녹스AI 인수와 IBC101 관련 최근 보도자료는 게시돼 있지 않다. [사진=리미나투스 파마 홈페이지 갈무리]국내 이노베이션바이오 개발…2024년 식약처 임상 승인
IBC101은 처음부터 미국에서 개발돼 한국으로 들어온 신약후보가 아니다. 국내 이노베이션바이오(InnoBation Bio)가 개발을 추진해 온 자가유래 CAR-T 세포치료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자료에 따르면 IBC101의 국내 제품명은 '인듀라-셀'이며 개발지역은 '국내개발'로 분류돼 있다.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일은 2024년 1월 11일이다.
임상용 의약품 생산에도 국내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셀리드는 2023년 3월 이노베이션바이오와 IBC101 1/2a상 임상시험용 의약품 제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48억8800만원으로, 임상시험용 제품의 생산과 품질관리·출하 등을 맡는 내용이다.
당시 계약은 앞서 2022년 9월 진행한 IND 신청용 의약품 생산계약의 후속 계약이었다. 셀리드는 이후 이노베이션바이오의 IBC101이 식약처 1/2a상 승인을 받았다고 공개한 바 있다.
리미나투스 파마의 개발 파이프라인. 회사측은 IBC101에 해당하는 CD19·CD22 이중표적 CAR-T 후보를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사진=리미나투스 파마 홈페이지 갈무리]IBC101이 리미나투스의 파이프라인으로 편입된 것은 올해 7월이다.
IBC101은 당초 이노베이션바이오가 국내에서 개발해 식약처 1/2a상 승인을 받은 자산이었다. 하지만 리미나투스가 지난 6월 2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S-1 등록신고서에 따르면, IBC101은 당시 이녹스AI의 CAR-T 파이프라인에 포함돼 있었다. 이후 리미나투스는 7월 2일 이녹스AI와의 합병을 완료하면서 해당 파이프라인을 편입했다. 다만 이노베이션바이오와 이녹스AI 사이에서 IBC101 권리가 이전된 구체적인 계약 시점과 조건은 공개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시넥스 계약은 이미 한국에서 식약처 임상승인을 받은 국내 개발 CAR-T 자산이 미국 상장사로 편입된 이후 국내 임상을 본격 실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임상이 기존에 승인된 임상시험계획의 승계에 따른 것인지, 별도의 임상시험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CD19·CD22 이중표적…'항원 소실' 한계 겨냥
IBC101의 특징은 B세포 표면의 CD19와 CD22를 동시에 겨냥한다는 점이다.
기존 CAR-T 치료제 상당수는 CD19 한 가지 항원을 표적으로 한다. 치료 초기에는 강한 효과를 보이더라도 암세포가 CD19 발현을 잃거나 줄이는 '항원 소실(antigen escape)'이 발생하면 CAR-T 세포가 암세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서 재발로 이어질 수 있다.
IBC101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CD19와 CD22 가운데 어느 하나가 발현돼도 CAR-T 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된 'OR-gate' 방식을 적용했다. 리미나투스는 이러한 이중표적 접근이 종양의 항원 이질성과 단일 CD19 표적 CAR-T 치료 이후 발생하는 항원 소실 문제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체외에서 T세포를 증식시키는 과정에는 인터루킨-7(IL-7)과 인터루킨-15(IL-15)를 이용한다. 회사는 이를 통해 T세포의 기능과 체내 지속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임상에서는 기존 치료에 실패한 재발·불응성 DLBCL 환자에서 IBC101의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을 평가하게 된다.
승인 2년여 만에 임상 본격화 준비
IBC101은 2024년 1월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지만 실제 임상개발은 상당 기간 지연됐다.
리미나투스가 이번에 국내 CRO를 별도로 선정하고 환자 등록, 데이터 관리, 데이터베이스 잠금, 임상시험 결과보고서 작성까지 단계별 지원 계약을 체결한 것은 국내 임상시험의 실행을 구체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리미나투스 크리스 김(Chris Kim) 최고경영자(CEO)는 "시넥스의 한국 규제 및 임상시험 환경에 대한 경험을 활용해 IBC101의 임상개발을 진행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회사는 구체적인 첫 환자 투약 시점과 목표 환자수는 이번 발표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향후 관건은 첫 환자 투약 시점과 초기 안전성·유효성이다. CD19·CD22 이중표적 전략이 단일표적 CAR-T 치료에서 나타나는 항원 소실을 실제 환자에서도 줄일 수 있을지는 임상 결과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참고자료]
리미나투스 파마가 24일(현지시간)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 시넥스와 IBC101의 1/2a상 임상개발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보도자료. [사진=바이오스페이스 갈무리]
리미나투스 파마가 2026년 6월 2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S-1 등록신고서. 이녹스AI 인수대상 파이프라인에 IBC101이 포함돼 있으며, IBC101의 국내 1/2a상 승인과 서울성모병원의 주도 임상기관 지정 사실도 명시돼 있다. [출처=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갈무리]
리미나투스 파마가 2026년 6월 2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S-1 등록신고서. 이녹스AI 인수대상 파이프라인에 IBC101이 포함돼 있으며, IBC101의 국내 1/2a상 승인과 서울성모병원의 주도 임상기관 지정 사실도 명시돼 있다. [출처=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갈무리]
리미나투스 파마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Form 8-K. 리미나투스는 이 문서에서 2026년 7월 2일 이녹스AI와의 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이녹스AI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출처=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