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사진=헬스코리아뉴스][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보건복지부가 큐리진의 이중표적 짧은간섭 리보핵산(siRNA) 후보물질 자동 설계 플랫폼을 보건신기술(NET)로 인증했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건신기술 인증기술 고시' 개정안을 발령했다. 지난 5월 인증 예정 기술로 공고한 뒤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한 것이다.
이번에 인증받은 기술은 큐리진의 '단일서열 기반 이중표적 siRNA 인실리코 자동화 설계 플랫폼 기술'이다. 인증기간은 2026년 7월 22일부터 2029년 7월 21일까지다.
보건신기술 인증은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거나 기존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보건의료 기술의 우수성과 신규성을 정부가 공식 인정하는 제도다. 인증기술은 기술 신뢰도 제고와 사업화, 판로 확대 과정에서 활용될 수 있다.
하나의 siRNA로 유전자 2개 동시 억제
siRNA는 세포가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선택적으로 분해해 특정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이다.
세포는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mRNA를 만들고, 이를 설계도처럼 활용해 단백질을 생성한다. siRNA는 RNA 유도 침묵 복합체(RNA-induced silencing complex·RISC)와 결합해 표적 mRNA를 인식하고 분해를 유도한다.
이미 만들어진 단백질에 작용하는 기존 약물과 달리, siRNA는 단백질이 생성되기 전 단계에서 mRNA를 차단한다. 이 때문에 기존 저분자 화합물이나 항체의약품으로 공략하기 어려웠던 질환 관련 유전자에도 적용할 수 있는 치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siRNA는 가이드 가닥(guide strand)과 승객 가닥(passenger strand)으로 구성된다. 가이드 가닥은 RNA 유도 침묵 복합체(RISC)에 탑재돼 표적 mRNA를 인식하고 분해를 유도하지만, 승객 가닥은 대체로 제거되거나 치료 작용에 직접 활용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승객 가닥이 의도하지 않은 mRNA와 결합하면 비표적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오프타깃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큐리진의 이중표적 siRNA 기술은 기존에 활용되지 않던 승객 가닥에도 별도의 표적 기능을 부여해 두 가닥이 각각 서로 다른 mRNA에 결합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의 siRNA로 질환 관련 유전자 2개를 동시에 억제하면서 승객 가닥으로 인한 비특이적 유전자 억제 가능성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번에 인증받은 플랫폼은 연구자가 표적 유전자를 입력하면 컴퓨터 기반 인실리코 분석을 통해 이중표적 siRNA 후보물질을 자동으로 설계한다. 특정 치료제 자체가 아니라 다양한 질환의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기반 기술이 보건신기술로 인정받은 셈이다.
큐리진은 2016년 설립된 유전자치료제 개발기업으로, 이중표적 RNA 간섭 기술과 재조합 바이러스 기술을 기반으로 난치성 종양과 대사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 2대 주주 참여…AOC 공동개발 추진
큐리진은 최근 에이프릴바이오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20일 큐리진 지분 25.26%를 28억 9000만 원에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투자를 통해 에이프릴바이오는 큐리진의 siRNA 플랫폼에 대한 옵션과 공동개발 우선권을 확보했다. 양사는 앞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siRNA와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ntibody-Oligonucleotide Conjugate·AOC) 공동개발을 추진해 왔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자체 '리맵(REMAP)' 플랫폼 기반 약물전달 셔틀 기술을, 큐리진은 이중표적 siRNA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두 기술을 결합해 특정 세포와 조직에 siRNA를 전달하는 AOC 치료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큐리진은 국내 제약사 종근당과도 협력하고 있다. 큐리진은 2024년 4월 이중표적 siRNA 플랫폼에서 발굴한 방광암 치료제 후보물질 'CA102'를 종근당에 기술이전했다.
'CA102'는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단백질인 STAT3와 mTOR의 발현을 동시에 억제하도록 설계된 후보물질이다. 종근당은 계약을 통해 'CA102'의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했으며, 비근육침윤성 방광암을 우선 적응증으로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