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 규제 네트워크가 2일 공개한 임상시험 결과 미제출 문제 관련 공동 답변서. [EMA 홈페이지 갈무리][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유럽 규제당국이 임상시험을 마친 뒤 결과를 공개하지 않거나 제출을 지연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의뢰자 통보와 회원국별 감시체계를 강화한다.
유럽의약품청(EMA)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의약품규제기관장회의(HMA)가 참여하는 유럽의약품 규제 네트워크는 2일 임상시험정보시스템(Clinical Trials Information System·CTIS)의 결과 제출 알림 기능과 모니터링 체계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국제보건시민단체 헬스액션인터내셔널(Health Action International·HAI) 등 보건의료 단체들이 임상시험 결과 미공개 문제를 개선해 달라며 제출한 정책 제안에 대한 공동 답변을 통해 공개됐다.
유럽의약품 규제 네트워크는 "임상시험 정보의 투명성은 핵심 우선과제"라며 "과학적 결과 요약과 일반인용 요약의 제출 여부를 감시하고 내용의 적절한 품질을 확보하는 것은 EU·유럽경제지역(EEA) 회원국과 EC, EMA의 공동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CTIS 알림 외에 이메일로 직접 통보
CTIS는 임상시험 의뢰자에게 결과와 일반인용 요약 제출 의무를 안내하고 정기적으로 이를 상기시키는 시스템 알림 기능을 운영해 왔다.
유럽 규제당국은 최근 CTIS 내부 알림에 더해 시스템 이용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는 기능을 추가했다. 의뢰자가 CTIS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결과 제출 의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통보 경로를 확대한 것이다.
회원국 규제기관이 자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의 결과 제출 및 공개 여부를 추적할 수 있는 모니터링 기능도 강화했다. 규제당국은 이를 통해 회원국별로 결과가 정해진 기한 내 제출됐는지, 공개까지 완료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의뢰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자료와 지침도 개정했다. CTIS 의뢰자 안내서에는 임상시험 결과 제출 방법과 절차에 관한 세부 설명을 보강했다.
유럽 규제당국은 국가별 연락 창구와 EC 임상시험자문그룹(Clinical Trials Advisory Group·CTAG), ACT EU 다중이해관계자 플랫폼 자문그룹, 임상시험 하이라이트 뉴스레터 등 기존 소통 채널을 통해서도 결과 공개 의무를 지속해서 안내할 계획이다.
2026년 말부터 공개 실적 분기별 공표
유럽의약품 규제 네트워크는 2026년 말까지 EU 임상시험 환경의 운영성과를 다루는 분기 보고서에 결과 요약이 공개된 임상시험 수를 포함할 예정이다. 해당 보고서는 ACT EU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회원국들은 의뢰자의 법적 의무 준수율을 높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추가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집행 방식과 관리 수단은 각 회원국의 규제·감독체계에 따라 마련될 전망이다.
ACT EU 2026~2027 작업계획에는 임상시험 의뢰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소통 캠페인도 포함됐다. 캠페인은 CTIS에 양질의 데이터를 제출하도록 유도하고, 특히 임상시험 결과 요약을 기한 내 공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규제당국은 과거 EU 임상시험 등록시스템인 유드라CT(EudraCT)에서 결과 공개율을 높이기 위해 활용했던 조치들을 이번 캠페인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상 종료 후 1년 내 결과 제출 의무
EU 임상시험규정(Regulation (EU) No 536/2014) 제37조에 따르면 의뢰자는 임상시험 결과와 관계없이 모든 관련 회원국에서 시험이 종료된 날부터 1년 이내에 결과 요약을 EU 데이터베이스에 제출해야 한다.
결과 요약에는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한 별도의 일반인용 요약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과학적 사유로 1년 안에 결과 요약을 제출할 수 없는 경우에는 결과가 확보되는 즉시 공개해야 한다. 이 경우 임상시험계획서에 예상 제출 시점과 지연 사유를 미리 명시해야 한다.
임상시험이 시험용 의약품의 품목허가 신청에 사용된 경우에는 품목허가가 이뤄진 날, 허가 절차가 종료된 날 또는 신청자가 허가신청을 철회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임상시험보고서도 EU 데이터베이스에 제출해야 한다.
임상시험계획서에 시험 종료 전 중간분석일이 설정돼 있고 관련 결과가 확보된 경우에는 해당 중간분석일로부터 1년 이내에 결과 요약을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새로운 결과 공개 의무를 신설한 것이 아니라, 기존 법적 의무의 이행 여부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추적하기 위한 관리 강화에 해당한다.
환자·의료진의 임상시험 정보 접근성도 확대
유럽연합 임상시험정보시스템(CTIS) 공개 홈페이지 화면. [CTIS 홈페이지 갈무리]유럽 규제당국은 결과 제출 관리와 함께 환자와 의료진이 임상시험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2025년 3월 도입된 '임상시험 지도(Clinical Trials Map)'는 환자와 의료진이 자신의 지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 정보를 실시간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규제당국은 이를 통해 임상연구에 대한 접근성과 정보의 이해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품목허가 신청 과정에서 제출된 임상자료도 EMA 홈페이지와 CTIS 공개 사이트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연구자들이 기존 임상자료를 재분석하고 불필요한 중복 임상시험을 줄이는 동시에 규제기관의 과학적 판단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높이려는 취지다.
EMA와 EC, HMA는 이번 이메일 통보와 회원국별 모니터링, 교육자료 개정, 공개지표 확대가 결과 제출률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평가하고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