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MA를 표적으로 한 방사성의약품의 진단·치료(테라노스틱스) 개념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ChatGPT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방사성의약품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이는 표적은 대개 전립선특이막항원(PSMA, Prostate-Specific Membrane Antigen)이다. 국내에서는 셀비온과 퓨쳐켐이 PSMA를 표적으로 한 방사성 치료제로 '국내 1호 방사성 치료제' 자리를 다투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노바티스가 같은 표적으로 시장을 개척했다. 국내 진단 영역에는 듀켐바이오가 발을 들였다.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이 가장 먼저 PSMA를 표적으로 삼는 이유는 무엇일까.
암세포만 골라낼 수 있는 흔치 않은 표적
PSMA은 전립선암 세포 표면에 과발현되는 막 단백질로, 진단용 PET 영상과 방사성의약품 치료제 개발에 널리 활용되는 대표적인 표적이다. PSMA가 방사성의약품 개발의 단골 표적이 되는 첫 번째 이유는 선택성이다. 암세포는 공격하고 정상세포는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표적치료의 기본 조건을 충족한다.
PSMA는 전립선암 세포 표면에 빼곡히 박혀 있다. 정상조직에는 거의 없다. 암이 사나워질수록 더 진하게 드러난다. 진행성·전이성 환자, 곧 치료가 가장 급한 사람에게서 표적이 가장 선명해진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암세포를 가려내는 표적은 PSMA 말고도 많다. 그런데 왜 하필 PSMA인가.
차이는 '접근성'과 '운반력'에 있다. 우선 PSMA는 세포 표면에 나와 있다. 많은 암 표적은 세포 안쪽에 숨어 있어 약물이 닿지 못한다. PSMA는 세포 밖으로 큰 몸통을 내밀고 있어, 밖에서 찾아오는 약물이 곧장 달라붙는다.
더 결정적인 것은 이 표적의 운반력이다. 약물이 PSMA에 붙으면, PSMA는 그 약물을 통째로 세포 안으로 빨아들인다. 매달려 온 방사성 동위원소는 암세포 한복판에 방사선을 쏘아 치료 효과를 낸다. 방사성의약품에 PSMA가 안성맞춤인 이유다.
리간드는 그대로, 연결 물질만 교체
PSMA를 찾아가 결합하는 운반체를 리간드(ligand)라고 한다. 작은 분자, 펩타이드, 항체 등이 모두 리간드가 될 수 있다. 이 운반체에 어떤 방사성 동위원소를 연결하느냐에 따라 약물의 역할이 달라진다.
'Ga-68'이나 'F-18'을 연결하면 암세포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제가 되고, 'Lu-177'이나 'Ac-225'를 매달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치료제가 된다. 표적을 찾아가는 앞부분은 그대로 두고 꼬리의 방사성 동위원소만 바꾸면 진단과 치료를 모두 수행할 수 있다.
순서도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 먼저 PSMA-PET으로 표적이 켜졌는지 확인하고, 양성으로 나온 환자에게만 같은 표적의 치료제를 쓴다. 진단과 치료가 한 표적 위에서 맞물린다. 이를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라고 한다.
이처럼 PSMA를 표적으로 하면 진단제와 치료제를 동시에 개발할 수 있다. 방사성의약품 기업들이 PSMA에 집중하는 이유다.
글로벌 진단제 시장에서는 랜시우스의 '파일라리파이(PYLARIFY, 성분명: 피플루폴라스타트·piflufolastat F-18)'가 PSMA-PET 시장을 개척했다. 국내에서는 듀켐바이오가 '프로스타시크(ProstaSeek, 성분명: 플로투폴라스타트·flotufolastat F-18)'를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다. 표적이 발현된 환자를 먼저 선별하는 단계다.
치료 영역은 방사성 리간드 치료(RLT)가 주도하고 있다. 노바티스의 '플루빅토(Pluvicto, 성분명 : 루테튬-177 비피보타이드 테트라세탄·lutetium-177 vipivotide tetraxetan)'가 FDA(미 식품의약국) 첫 승인 제품이다. 처음에는 다른 치료가 모두 실패한 말기 환자용이었다. 그러나 영역은 빠르게 앞당겨졌다. FDA는 2025년 플루빅토를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1차 치료제로 확대 승인했고, 임상3상에서는 더 앞 단계인 호르몬 민감성 전립선암(mHSPC)의 PSA 진행 위험을 58% 낮췄다. 국내 셀비온과 퓨쳐켐이 다투는 자리도 같은 Lu-177 기반 치료 영역이다.
베타선이 닿지 못하는 영역은 알파선 치료제가 공략하고 있다. 'Ac-225'를 연결한 225Ac-PSMA-617은 더 짧고 강한 알파선을 이용해 암세포 DNA를 직접 손상시키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최근 개발사들은 다른 암종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PSMA는 일부 고형암의 신생혈관에서도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개발사들이 이미 구축한 PSMA 플랫폼을 다양한 암종에 적용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