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바티스 '자카비'[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동국제약이 노바티스의 블록버스터 혈액암 치료제 '자카비(성분명: 룩소리티닙인산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염을 변경한 개량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인데, 3파전 양상으로 흐르던 자카비 후발 제품 시장에 동국제약이 가세하면서 2027년 물질특허 만료 이후의 국내사 간 주도권 싸움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동국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DKF-465'의 1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시험은 건강한 성인 48명을 대상으로 DKF-465와 대조약인 자카비정 20mg의 약동학(PK)적 특성과 안전성을 비교하기 위한 것이다. 시험은 공개, 무작위배정, 공복, 단회 경구 투여, 교차 시험 방식으로 진행되며, 1차 유호성 평가변수는 룩소리티닙의 혈중 농도-시간 곡선하 면적(AUCt)과 최고 혈중 농도(Cmax)다.
제네릭 허가를 위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대신 1상 임상시험을 선택한 것으로 미뤄볼 때, 동국제약은 오리지널의 주성분인 룩소리티닙인산염 중 인산염을 다른 염으로 교체한 염 변경 약물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카비는 2027년 1월 14일 만료되는 물질특허와 2028년 6월 12일 만료되는 염·조성물 특허로 보호받고 있다. 이번 임상시험은 자카비의 염·조성물 특허를 회피해 제품을 조기 출시하겠다는 회사 측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동국제약은 관련 특허에 아직 심판을 청구하지 않은 상태로, 심판 청구 없이 제품 개발에 먼저 추진 중인 삼양바이오팜과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양바이오팜은 앞서 지난 2024년 9월 식약처로부터 자카비의 서방형 제제인 'SYO-2101'에 대한 1상 IND를 승인받으며 관련 시장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1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피험자 모집을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서방형 제제의 경우 개발 난도가 높고 임상시험 진행 과정도 염 변경 약물보다 더 까다로운 만큼, 자카비 특허 만료 전 조기 출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 제약사와 달리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특허도전에 집중하고 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일찌감치 자카비의 염·조성물 특허를 겨냥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며 우선판매품목허가 확보를 위한 정면 승부에 나선 상태다. 이런 가운데, 동국제약까지 임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자카비 후발 제품 경쟁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약의 가세로 자카비 후발 제품 시장은 특허 회피와 염 변경, 서방형 제제 개발이 뒤섞인 복합적인 기술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며 "2027년 물질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누가 먼저 우월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느냐를 두고 국내사 간의 물밑 눈치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비는 미국 인사이트 바이오 기업 인사이트 코퍼레이션이 개발한 항암제다. JAK1과 JAK2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비정상적인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기전을 지녔다. 지난 2011년 혈액암의 일종인 골수섬유증 치료제로 미국 FDA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14년, 2019년, 2021년에 적응증을 거듭 확대했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매는 노바티스가 맡고 있다.
자카비의 국내 매출은 2024년 수입 실적 기준으로 1791만 달러, 우리 돈 259억 원 규모다. 특히 2023년 11월부터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치료에 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처방 저변이 급격히 확대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