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전경[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정 갈등속에 응급수술 지연과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일산백병원이 해당 기간 동안 야간, 휴일에도 지역 응급의료의 공백을 막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일산백병원에 따르면 의정 갈등이 본격화된 2024년 3월 1일부터 2025년 11월 30일까지 일산백병원 외과에서 시행한 총 수술 건수는 3771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응급수술은 1224건으로, 대부분 응급실로 내원한 환자였다. 이 가운데 야간이나 휴일에 이뤄진 응급수술은 536건으로 전체 응급수술의 44% 가량을 차지했다.
야간과 휴일은 의료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다른 의료기관에서 수술이 지연되거나 환자 전원이 반복되는 사례가 잦은 시간대다. 하지만 일산백병원은 해당 기간 동안 응급실로 오거나, 타 의료기관에서 의뢰된 환자의 대부분을 수용해 진료해 왔다.
시행된 응급수술을 살펴보면 충수절제술(맹장염)이 301건(5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외상이나 복막염 등에 따른 응급 위장관 수술이 107건(20%), 담낭절제술이 73건(14%)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응급 혈관수술 15건(3%), 장기이식 수술 17건(3%) 등 고도의 전문성과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는 고난도 수술도 다수 포함됐다.
일산백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인 외과 정성원 교수가 119를 통해 이송된 응급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정성원 교수는 "일산·파주·김포 지역과 24시간 핫라인을 통해 응급수술 환자를 신속히 전원받고, 가능한 한 모든 의뢰 환자를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119·지역 병원 핫라인 개설 ... "지역 응급수술 환자 100% 수용"
응급수술 운영의 핵심은 바로 119 구급대와 지역 병원과의 핫라인 체계 구축이다. 일산백병원은 응급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119 구급대와 지역 병원으로부터 환자 상태를 공유 받아, 수술과 중환자 치료를 사전에 준비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타 병원이나 119를 통해 의뢰된 응급환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100% 수용을 목표로 전원 요청을 받고 있는데, 실제로도 대부분의 환자를 차질 없이 수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백병원 협력병원인 파주 메디인병원 진료협력센터 서수이 전담간호사는 "야간이나 휴일에 외과 응급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발생하면 지역 중소병원 단독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럴 때 일산백병원은 전원 요청에 대해 신속하고 명확하게 판단해 주는, 지역 의료기관 입장에서 매우 신뢰할 수 있는 협력 병원"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시 소방서 관계자는 "야간이나 휴일에는 응급수술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파주소방서와 일산백병원 외상센터간 직접 핫라인이 구축돼 있어 '응급실 뺑뺑이'를 최소화하고, 골든타임 내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환자 수용이 어려운 경우 현장에 어려움이 따르기도 하지만, 일산백병원이 최선을 다해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일산백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인 정성원 교수가 응급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외과 의료진 연락처 119 구급대 및 지역병원과 공유 ... 신속한 대처
일산백병원 외과 정성원 교수(중증외상센터장)는 29일 헬스코리아뉴스에 "일산·파주·김포 지역의 119 구급대 및 지역 병원과 24시간 연결된 핫라인을 통해 응급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신속히 전원받고 있다"며, "가능한 한 모든 의뢰 환자를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산백병원 외과 의료진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119 구급대 및 지역 병원에 공유해, 응급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지역 병원과 대학병원 간 협력을 강화해 중증·응급환자의 신속한 전원과 치료 연계를 가능하게 하는 지역 응급의료 협력 모델로 평가된다.
최원주 병원장은 "환자의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지역 병원과의 연계를 강화해 중증·응급환자의 신속한 전원과 회송, 치료 연계 체계를 구축했다"며 "이 같은 체계가 응급환자의 대기 시간을 줄이고, 수술 지연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 갈등으로 필수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도, 일산백병원은 주말과 야간을 가리지 않고 응급수술을 이어가며 지역 응급의료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