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팜베이직' [사진=동아제약]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약국 건강기능식품은 비싸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될 전망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다이소 등 이종 유통 채널의 초저가 공세에 맞서,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가성비를 앞세운 약국 전용 초저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동아제약과 유한양행은 최근 대한약사회와 손잡고 1만 원대 이하의 실속형 건기식 브랜드를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온라인과 생활용품점으로 이탈하는 소비자를 약국으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격 파괴다. 동아제약이 최근 출시한 약국 전용 브랜드 '팜베이직'은 루테인지아잔틴, 오메가3, 비타민 등 소비자 수요가 높은 8종의 성분을 모두 담았지만, 가격은 1개월분이 1만 원도 되지 않는다. 기존의 약국 유통 제품 대비 파격적인 가격이다. 생산 공정 자동화와 유통 구조 단순화를 통해 가격 거품을 걷어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유한양행 역시 지난달 대한약사회와의 협약을 통해 약국용 실속형 건기식 8종을 선보였다. '유한루테인지아잔틴', '유한밀크씨슬' 등 기본 케어 라인과 '유한포스파티딜세린', '유한글루타치온' 등 특화 케어 라인으로 구성된 이들 제품은 약사의 전문 상담과 합리적인 가격을 동시에 잡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역 약사회와 손잡고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천시약사회, 경기도약사회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미토와이' 등 약사들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제품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유통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그동안 약국은 고마진·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판매 전략을 고수해왔으나, 1인 가구 및 '스마트 컨슈머'의 증가로 건기식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일선 약국가에서는 다이소의 저가 건기식 출시 이후 신뢰도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제약사가 공급하는 '1만 원대 실속형 제품'은 약국 문턱을 낮추는 효자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의 실속형 약국 전용 브랜드 론칭은 약국을 '처방전이 있어야 가는 곳'에서 '부담 없이 쇼핑하러 가는 헬스케어 채널'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규정했다. 약국 채널만이 가진 신뢰도에 가격 경쟁력이 더해진다면 편의점이나 다이소 등에 뺏긴 주도권을 상당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