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초고령사회가 다가오면서 세계 각국이 AI(인공지능)와 디지털헬스를 활용한 '스마트 돌봄 혁신'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 역시 AI 기반 헬시에이징(건강하게 나이들기) 모델로 돌봄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14일 발간한 '글로벌 초고령사회 헬스케어 시스템 혁신'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AI·디지털헬스 기술을 활용해 돌봄 모델을 새롭게 개편하고 있다. 일본은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구축해 의료 및 생활지원을 제공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고, 미국은 '에이지-프렌들리 헬스시스템(Age-Friendly Health System)'을 도입해 △약물관리 △인지기능 △거동능력이라는 4가지 핵심 영역에 집중한 통합 서비스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모든 시민이 전자건강기록(EHR)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며, 나라 사이 건강데이터를 공유·연동하는 디지털헬스 전략 역시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국들이 디지털 기반의 헬스케어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도 이에 발맞춰 대응하고 있다.
한국은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지방·농산어촌 고령화 집중 △독거노인 증가 △장기 요양 수요 급증이라는 여러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디지털 기술과 지역사회 돌봄을 연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헬스 기술을 결합해 예방 중심의 한국형 돌봄 모델 'DEF-H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AI가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노쇠(신체 기능 저하) 위험도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고령자의 신체 기능 저하를 조기에 발견하고, 노쇠 진행을 예방하거나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역사회 현장에서도 AI 돌봄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의 'AI 스피커 통합 돌봄' 서비스가 대표 사례다. 이는 65세 이상 홀몸 어르신 가정에 AI 스피커를 설치해 주마다 안부 전화를 걸고, 건강 상태를 점검해 리포트를 작성하는 돌봄 서비스다.
'AI 스피커 통합 돌봄'은 치매 위험군을 위한 자가검사 기능과 함께, 응급 상황 발생 시 자동으로 112나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 우울감이나 고독감 같은 정서적 변화를 감지하면 AI는 즉시 상담 서비스와 연계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같은 AI 돌봄 모델은 건강관리와 정서적 지원을 통합한 지역사회 중심의 새로운 돌봄 체계로 평가받고 있다.
보고서는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치료 중심의 의료 체계를 넘어, 예방·예측 중심의 헬스케어와 지속 가능한 돌봄 생태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AI와 디지털헬스 기술이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완화하고, 고령자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확대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