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 25mg과 50mg [사진=HK이노엔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등극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병용요법 적응증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웅제약이 관련 제약사 중 가장 먼저 해당 적응증에 대한 허가를 획득한 가운데, HK이노엔도 임상시험을 모두 마치고 추격전을 예고했다.
본지 취재 결과, HK이노엔은 지난달 P-CAB 신약 '케이캡정(성분명 : 테고프라잔)'의 NSAIDs 병용요법 3상 임상시험의 최종 피험자 투약과 관찰을 마무리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지속적으로 NSAIDs를 투여해야 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케이캡정의 위십이지장 궤양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 현황은 업데이트되지 않은 상태인데, 회사 측은 수일 내로 해당 임상시험의 종료를 식약처에 보고할 예정이다.
HK이노엔은 곧바로 임상 데이터 분석 작업에 착수해 올해 4분기 안에 케이캡정의 NSAIDs 병용요법 3상 임상시험에 대한 결과보고서 작성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를 고려하면 이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적응증 추가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케이캡정의 NSAIDs 병용요법 3상 임상시험은 50mg이 아닌 25mg 용량으로 진행했다. 따라서, 관련 적응증에 대한 허가는 '케이캡정' 25mg 제품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NSAIDs는 통증과 열의 원인이 되는 대표 염증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 형성에 관여하는 '사이클로 옥시게나아제(COX)'라는 효소를 억제해서 해열 진통 효과를 나타내고 염증을 줄인다. 마약성 진통제와 달리 중독성이 없어 다양한 통증, 염증 등의 증상에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다만, 위-장관 문제가 매우 흔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염증 물질이지만, 위-장관에서는 위산분비를 억제하고 점액질 합성을 촉진하는 등 보호 기능도 가지고 있다. NSAIDs 복용 시 이러한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이 억제돼 위산분비가 활발해지고, 그 결과 점액질 보호가 감소하면서 출혈과 궤양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NSAIDs는 작은 양으로 시작해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환자에 따라서는 장기 투여가 필요할 수 있다. 이때는 NSAIDs와 위산분비 억제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동안은 가장 대표적인 위산분비 억제제인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제제와 NSAIDs의 병용이 주를 이뤘는데, P-CAB 제제의 등장으로 처방 시장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된다. 빠른 위산분비 억제 효과를 바탕으로, P-CAB 제제들이 PPI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어서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미 P-CAB 제제와 NSAIDs의 오프라벨 병용 처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CAB 제제 보유 제약사들이 앞다퉈 관련 적응증 확보에 나서는 까닭이다.
국내에서는 올해서야 처음으로 NSAIDs 병용요법 적응증을 확보한 제품이 등장했다.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성분명 : 펙수프라잔)'다.
대웅제약은 HK이노엔보다 1년 반 앞선 지난 2023년 말 펙수클루의 NSAIDs 유도 소화성 궤양의 예방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3상 임상시험을 마쳤다. 이후 지난해 식약처에 관련 적응증 허가 신청을 완료, 약 1년 만인 올해 5월 해당 적응증을 탑재한 '펙수클루' 20mg에 대한 품목허가를 새로이 획득했다. '펙수클루' 20mg은 기존 40mg 대비 용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제품으로, NSAIDs 유도성 소화성궤양(위궤양 및 십이지장궤양) 예방이 유일한 적응증이다.
국내 P-CAB 시장에 가장 늦게 진입한 제일약품의 '자큐보(성분명 : 자스타프라잔)'도 NSAIDs 병용요법 3상 임상시험을 본격화했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4월 식약처로부터 관련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같은 해 10월 첫 피험자를 등록했으며, 현재 환자 모집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회사는 364명의 환자를 모집해 내년 9월까지 시험을 마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