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업계가 조직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약 연구개발과 글로벌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와 관련한 부서들의 규모가 확장되고 역할이 강화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기업들의 조직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이를 단순화해 의사결정의 효율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기획전략본부와 혁신 본부를 신설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전략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미사이언스에 신설된 기획전략본부는 '경영전략팀'과 '사업전략팀'으로 구성했다. 경영전략팀은 그룹과 계열사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신성장 사업 기획을 추진한다. 사업전략팀은 다양한 전략적 투자를 실행할 방침이다.
혁신(Innovation) 본부는 '연결&개발(Connect & Developemnt) 전략팀'과 '론칭&개발(Launching&Developemnt) 전략팀', 'IP(지식재산권)팀'으로 구성했다. 한미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기술이전·인허가 등 전략을 맡는다.
동국제약은 최근 해외사업본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개편하고 외형상 조직 규모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환경에서의 고객과 시장 중심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력 강화를 통해 해외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글로벌사업본부는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의 해외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품목별로 중남미를 비롯한 유럽, 일본, 중국, 미국 등으로의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이다.
새롭게 개편된 글로벌사업본부는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신규 브랜드 론칭 등 카테고리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역별 영업조직 간 시너지를 높이고, 신제품 개발 속도를 끌어올려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안국약품은 2025년 목표 달성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올해 초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본부 조직을 경영지원부문, 생산부문, 영업·마케팅부문, 연구·개발부문 등 4개의 부문 체제로 개편해 업무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영업본부와 마케팅본부는 CH 본부로 통합해 전략적 일관성과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생산 부문장에 김도경 전무와 연구개발 부문장에 최청하 전무를 영입하며 이러한 조직개편에 힘을 보탰다. 이번 영입은 각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해 향후 제약업계 10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평가된다.
김도경 전무는 28년간 제약업계에서 생산, 연구개발, 영업을 두루 경험한 리더로, 다산제약에서 제2공장 증축 및 생산 최적화를 주도하며 제조원가 절감 및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바 있다. 최청하 전무는 8년간 신약·개량신약 연구개발 및 글로벌 라이선싱을 수행한 전문가로, 일제약 연구개발 총괄 본부장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판매 제휴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기술이전 및 신제품 개발을 주도했다.
부광약품은 최근 부문별로 분산된 마케팅, 영업, 경영전략, 생산 파트를 사업총괄부 산하로 편입해 일원화하고, 김성수 부광약품 부사장이 사업총괄 부문장을 맡았다.
이번 조직개편은 흑자전환 이후 본격적인 경영 안정화와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후속 작업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회사는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사업 실행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부광약품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전략본부를 없애고 CH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CHC사업본부는 일반의약품(OTC)과 건강기능식품 등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헬스케어 제품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기존 약국 영업부와 생활용품 건강기능식품 부분을 합쳤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적인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전사적 조직 효율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지 않은 제약사가 조직개편에 착수하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혁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필연적 조치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