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빌딩 전경[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종근당이 3개월에 한 번만 투약하는 장기지속형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 'CKD-843'의 환자모집을 개시했다.
본지 취재 결과, 종근당은 지난 4월 30일부터 'CKD-843'의 임상 3상 시험 참여자 모집을 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 3상 시험은 약물 개발의 마지막 단계로,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식약처로부터 'CKD-843'의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은 바 있다.
시험은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12개월간 'CKD-843'의 고용량, 저용량,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아보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대조 평가하도록 설계되었다.
'CKD-843'은 '아보다트'의 주요 성분인 두타스테리드 기반의 주사형 개량신약으로, 복부에 놓는 피하주사제다. 투약 주기는 3개월 1회다.
대상 질환은 탈모다. 탈모는 진행성 질환으로 발전하면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얇아지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때문에 초기부터 빠르게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탈모 치료법은 발병 원인에 따라 나뉜다. 일반적인 남성형 탈모의 경우,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젠(androgen)이 주범으로 꼽히면서 안드로젠 생성을 억제하는 5α-환원효소 저해제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아보다트'와 ▲오가논의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가 주로 사용된다.
이들 약물은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제로 매일 챙겨 먹어야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위장 관련 부작용 및 데일리 요법이라는 특성상 복약 순응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는다.
구체적으로, 경구제는 탈모 치료의 가장 일반적인 투여 방식이지만, 위와 장을 거치면서 위장관을 자극할 수 있다. 위 점막에 자극을 주는 약물의 경우, 가령 프로타글라딘(Protagladin)은 위염이나 위궤양, 복통, 메스꺼움 등 다양한 소화기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경구제는 생체이용률이 낮다는 단점도 있다. 이는 간이나 창자에서 대사되기 때문인데 이를 초회 통과 효과(First Pass Effect)라고 한다. 혈관으로 바로 진입하는 주사제는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1일 1회 복용 약물은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시작되는데, 복용을 하는 동안에도 솜털같은 머리카락만 나왔다가 빠지기를 반복할 뿐, 근본적 치료는 되지 않는다.
따라서 종근당의 'CKD-843'이 상업화되면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 성분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대웅제약도 인벤티지랩·위더스제약과 함께 피나스테리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1개월 1회 투약하는 'IVL-3001'과 3개월 1회 투약하는 'IVL-3002'를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현재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주사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는 사례는 종근당과 대웅제약이 유일하다.
한편, 시장조사 전문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에 따르면 오는 2032년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는 172억 달러(한화 약 2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