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mRNA 백신 개발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모더나를 상대로 한 메신저 RNA(mRNA) 백신 관련 국내 특허심판에서 승리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이후 mRNA 백신이 관련 시장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주목받는 가운데, 향후 제품 상용화 걸림돌이 될 것이 유력한 선두 주자의 특허 무력화에 한발 다가서게 됐다는 평가다.
13일 특허청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모더나의 '변형된 뉴클레오사이드, 뉴클레오타이드, 및 핵산, 및 이들의 용도' 특허에 대해 제기한 무효심판에서 최근 청구성립 심결을 받았다. 지난 2023년 심판을 청구한 지 약 2년 만에 울리는 승전고다.
해당 특허는 현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mRNA-1273'에도 적용될 정도로, 이 회사의 mRNA 백신 기술을 관통하는 핵심 특허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 집단 내로 도입하면 감소한 선천적 면역 반응을 끌어올릴 수 있는 변형된 mRNA 물질, 기술, 용도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특정 감염병을 겨냥한 것이 아닌 감염병 대응 mRNA 백신의 원천 기술 특허에 해당하는 만큼, 그 보호 범위가 매우 넓다. 존속기간도 2032년까지여서 mRNA 백신 개발을 가속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로서는 이 특허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모더나가 보유한 다수 국내 특허 중 해당 특허를 콕 집어 무효심판에 나선 배경이다.
특히, 국내 특허심판 또는 소송을 통해 글로벌 특허분쟁의 향방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는 만큼, 특허심판원의 이번 청구성립 심결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SK바사, 일본뇌염 mRNA 백신 임상 시작 … 내년 중간 결과 확보 목표
모더나와 특허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의 mRNA 백신 개발은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일본뇌염 mRNA 백신의 임상시험에 돌입, 제품 개발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호주 인체 연구 윤리 위원회(HREC, Human Research Ethics Committee)로부터 mRNA 기술을 활용한 일본뇌염 백신 후보물질 'GBP560'의 1/2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지난달 본격 착수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건강한 성인 402명을 대상으로 'GBP560' 접종 후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으로, 내년 중간 결과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일본뇌염과 라싸열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은 mRNA 백신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제기구와 함께 수행하는 넥스트 팬데믹 대비 '100일 미션'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지의 감염병(Disease-X) 발생 후 100일 이내에 백신을 개발하고 대량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22년 국제기구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와 4000만 달러의 초기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기로 협약을 맺고 해당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후기 개발 단계에 돌입하면 CEPI는 최대 1억 달러를 추가로 SK바이오사이언스에 지원할 예정이다.
프로젝트를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팬데믹 대응에서 나아가 다양한 질병에 대응 가능한 mRNA 백신 플랫폼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노바원어드바이저에 따르면, 글로벌 mRNA 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17.06% 성장해 2033년 589억 달러(한화 약 84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