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사옥 [사진=보령 제공][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경구용 항암제 '렌비마(성분명 : 렌바티닙)'의 제네릭 상용화를 시도 중인 보령이 에자이를 상대로 새로운 특허도전에 돌입했다. 오리지널사가 병용요법 적응증과 관련한 특허 장벽을 세우자 곧바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제네릭 출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모두 제거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보령은 최근 특허심판원에 에자이의 '암을 치료하기 위한 PD-1 길항제 및 VEGFR/FGFR/RET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의 조합'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과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동시에 청구했다.
이 특허는 표적항암제 '렌비마'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 및 이의 용도(적용 암종)에 관한 것이다. 에자이가 지난 4월 말 국내에 새로이 등록한 신규 특허로, 보령은 해당 특허가 등록된 뒤 불과 2개월 만에 공략에 나섰다.
국내 허가받은 '렌비마'의 적응증 4개 중 절반이 '키트루다'와 병용요법에 해당하는 만큼, 차후 제네릭 상용화 시 오리지널 적응증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렌비마'는 혈관내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VEGFR), 섬유모세포 성장인자 수용체(FGFR), 종양 유전자 KIT, 혈소판 유도 성장인자 수용체(PDGFR)와 같은 일부 분자의 활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경구 투여 분자 표적항암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출시돼 갑상선암, 간세포성암, 자궁내막암, 신세포암 등에 사용되고 있다. 갑상선암과 간세포성암은 1차 단일치료 요법으로, 자궁내막암과 신세포암은 '키트루다'와 병용 2차와 1차 치료제로 각각 승인받았다.
보령은 현재 국내에서 '렌비마' 특허를 공략 중인 유일한 제약사다. 앞서 대웅제약이 보령과 함께 '렌비마' 특허에 도전장을 낸 바 있으나, 심판 청구 5개월 만에 이를 취하하며 제네릭 경쟁에서 손을 뗐다.
보령은 이미 '렌비마'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특허 목록에 등재된 5개 특허 중 물질특허(2025년 4월 만료)를 제외한 나머지 4개 특허도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이들 4개 특허는 결정 특허, 갑상선암에 관한 용도특허, 조성물 특허, 제조방법 특허 등으로, 모두 단일요법이 대상이다.
보령은 이 중 결정 특허와 조성물 특허의 회피에 성공했으며, 용도특허와 제조방법 특허는 무효심판에서 진 에자이가 불복 소송을 제기해 현재 특허법원에서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키트루다'와 병용요법 적응증이 지난 2022년 허가받은 만큼, 이와 관련한 특허는 '렌비마'의 기존 특허들보다 뒤늦게 등록됐다. 에자이는 이번에 신규 특허를 기반으로 분할출원도 한 상태여서 '렌비마'를 둘러싼 보령과 에자이의 특허분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보령은 2020년부터 LBA(Legacy Brands Acquisiton, 레거시 브랜드 인수) 전략을 통해 합성의약품에서부터 바이오시밀러, 항암보조 치료제에 이르는 여러 항암 관련 품목을 구축해 국내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렌비마' 외에 화이자의 '입랜스(성분명 : 팔보시클립)', BMS의 '스프라이셀(성부명 : 다사티닙)' 등 다수 오리지널 항암제의 제네릭 출시를 목표로 특허도전을 진행 중이다. 이와 동시에 PI3K 및 DNA-PK 이중 저해 기전의 'BR2002' 등 자체 개발 항암 신약 후보 물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