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돌이' 전시 전경.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한국 대표적 공예가 장응복의 40년 작업 세계를 조명하는 현대공예전이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공예박물관(관장 박상빈)은 장응복 현대공예 기증특별전 '에퀴녹스 추분_춘분' 을 내년 3월 7일까지 연다고 23일 밝혔다.
장응복은 한국 전통문화에서 발견한 무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공예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생활 기물과 가구, 공간으로 그 쓰임을 넓혀온 작가다. 1986년 토털 인테리어숍 ‘모노(MONO)’를 설립해 한국의 문화와 미감을 담은 직물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전통과 일상, 자연에서 발견한 색과 형태를 무늬로 만들고 한지와 가구 등 생활 공예품과 공간으로 확장해 왔다.
전시 제목의 ‘에퀴녹스(Equinox)’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과 추분을 의미한다. 추분 무렵인 9월 중순을 시작으로 춘분을 앞둔 3월 7일 막을 내리는 전시 일정에도 작가가 지속해서 탐구해 온 자연의 순환과 조화의 의미를 담았다.
'낭화 지우산 샹들리에'.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전시는 장응복의 무늬 작업을 집약한 ‘무늬집’, 무늬가 사물과 공간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집 속의 집’, 절기의 흐름을 형상화한 신작 ‘탑돌이’ 등 총 3부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40여 년간 이어온 작업의 흐름부터 작가가 최근 농사를 지으며 자연에 순응하는 삶 속에서 새롭게 발견한 공예적 가치까지 폭넓게 살펴볼 수 있다.
'무늬집' 대표작품. '조각잇기-벽'.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먼저 ‘무늬집’에서는 장응복이 디자인한 100여 종의 무늬를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장응복은 자신의 무늬 작업을 ‘도원몽’, ‘산-수’, ‘담(淡)’, ‘따듯한 기하학’, ‘촉각의 눈’, ‘움직이는 무늬’ 등 여섯 가지 개념으로 전개해 왔으며, 전시장에서는 이를 다양한 설치 작품으로 구현했다.
대표작 조각잇기-벽은 72개의 나무틀에 실크와 한지, 유리 등으로 표현한 장응복의 무늬를 결합한 대형 작품이다. 십장생과 모란, 꽃신, 물고기, 부채, 숟가락 등 대표 무늬를 담은 모듈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운다.
'집 속의 집', '집-집'.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집 속의 집’에서는 장응복의 무늬가 생활 기물과 가구, 공간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책가도와 가구의 구조에서 작지만 온전한 하나의 ‘집’을 상상해 온 작가는 전통 기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지장> 연작을 비롯해 <이십사절기 화문석>, <은행나무>, 가변형 설치작품 <집-집> 등을 선보인다.
<집-집>은 목재 골조에 무늬를 입힌 한지와 직물, 가구와 생활 공예품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도록 제작한 모듈형 작품이다. 작은 단위를 잇고 재구성하는 방식을 통해 서로 다른 재료와 공예 기물이 모여 하나의 집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탑돌이’는 장응복의 무늬와 여러 공예가·디자이너의 작품, 영상과 소리를 한데 엮은 체험형 설치 공간이다. 쪽빛의 <그리운 금강산>과 <바다>가 공간을 둥글게 감싸고, 중앙에는 전통 지우산의 구조를 활용한 대형 조명 <낭화 지우산 샹들리에>가 별자리 무늬 아래 자리한다.
윤규샹, '지우산 클래스'.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한편, 전시와 연계해 , <장응복 디자인 워크숍>, <무형유산 현장 워크숍>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10월부터 12월까지 약 3개월간 작가와 장인의 작업 세계를 만나고 전통공예의 제작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공예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박상빈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장응복은 한국의 전통과 자연에서 발견한 무늬를 여러 공예가와 함께 오늘의 생활과 공간으로 넓혀왔다”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무늬와 공예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고, 공예와 디자인의 만남이 만들어내는 가능성을 경험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에퀴녹스 추분_춘분' 포스터. /서울공예박물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