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이 들어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금연을 돕는 데 기존 니코틴 패치나 껌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국제 비영리 연구단체 연구 결과가 나왔다. [AI 생성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니코틴이 들어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금연을 돕는 데 기존 니코틴 패치나 껌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정부가 보건소와 병·의원 금연치료 지원사업을 통해 니코틴 패치·껌 등 니코틴 대체요법(NRT)을 공식 금연수단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80개 무작위대조시험(RCT)에 참여한 흡연자 2만 9861명의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의 금연 성공률은 니코틴 대체요법(NRT)을 이용한 사람보다 61% 높았다. 절대적인 차이로 환산하면 금연을 시도한 100명 가운데 약 4명이 추가로 담배를 끊는 수준이다.
이번 결과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니콜라 린드슨(Nicola Lindson) 연구팀이 수행한 코크란(Cochrane)의 최신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확인됐다. 코크란은 의료·보건 분야의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평가하는 국제 비영리 연구단체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코크란 데이터베이스 오브 시스템틱 리뷰(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에 게재됐으며,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도 11일 'Medical News in Brief'를 통해 주요 결과를 소개했다.
이번 연구에서 말하는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가열하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아니다. 니코틴 등이 들어 있는 액상을 가열해 에어로졸을 발생시키고 이를 흡입하는 액상형 전자담배(e-cigarette·vape)를 의미한다. 코크란은 궐련형 전자담배(heated tobacco product)를 별도의 제품군으로 구분했다.
금연 성공률 61% 높아…100명 중 4명 추가 금연
연구팀은 2026년 1월 1일까지 발표된 무작위 임상시험을 대상으로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의 금연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했다. 금연 여부는 최소 6개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와 니코틴 패치·껌 등 NRT를 직접 비교한 11개 연구에는 4114명이 참여했다. 분석 결과 니코틴 전자담배 사용자의 금연 성공 가능성은 NRT군보다 61% 높았다(RR 1.61, 95% CI 1.23~2.12). 연구팀은 이 결과의 근거 확실성을 가장 높은 단계인 '높음(high-certainty)'으로 평가했다.
절대적인 효과로 보면 NRT 대신 니코틴 전자담배를 사용할 경우 100명당 약 4명이 추가로 금연에 성공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신뢰구간을 고려하면 추가 금연자는 100명당 1~7명 수준이다.
코크란이 일반 독자를 위해 제시한 수치로 보면 니코틴 전자담배를 이용한 100명 가운데 약 8~10명이 최소 6개월 동안 금연을 유지할 수 있는 반면, NRT를 사용한 경우에는 약 6명 정도가 금연에 성공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니코틴이 없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비교해도 효과 차이가 나타났다. 7개 연구 1918명을 분석한 결과 니코틴 전자담배의 금연 성공 가능성은 비니코틴 전자담배보다 34% 높았다(RR 1.34, 95% CI 1.05~1.69). 절대적인 차이는 100명당 약 2명의 추가 금연에 해당했다. 이 결과의 근거 확실성은 '중등도(moderate)'로 평가됐다.
행동상담만 받거나 별도의 금연 지원을 받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도 니코틴 전자담배 사용군의 금연율이 높았다. 다만 이 비교에서는 연구 참여자가 자신이 어떤 치료를 받는지 알고 있었던 점 등으로 인해 근거 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중대한 단기 '위해 증가'는 확인 안 돼
니코틴 전자담배는 금연 효과뿐 아니라 단기 안전성에서도 기존 니코틴 대체요법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니코틴 전자담배와 NRT를 비교한 연구에서 일반적인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중대한 이상반응 역시 비슷했다. 연구팀은 중대한 이상반응 비교에 대해서는 '중등도' 수준의 근거가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를 액상형 전자담배의 장기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에서 니코틴 전자담배와 관련된 심각한 단기 위해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장기간의 안전성을 평가하려면 더 크고 장기간 진행되는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에 포함된 제품은 규제를 받는 니코틴 함유 전자담배였다. 불법 유통 제품이나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등 다른 활성물질이 들어 있는 제품은 위해 특성이 다를 수 있다.
코크란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최소 6개월 이상 금연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기존 니코틴 대체요법보다 효과가 높다는 근거는 확실하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니코틴 전달 효율이 더 높은 최신 전자담배 제품이 금연 효과와 안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