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 약물 '레보도파(Levodopa : 레보도파)'가 실명 유발 질환인 당뇨망막병증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 선 미국 조지아주의 에머리 대학교(Emory University) 연구팀은 최근 당뇨망막병증 환자 2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레보도파'의 시력 보호 효과 및 안전성 검증 임상시험을 마무리했다. 2022년 4월 첫발을 뗐던 이번 연구가 종착지에 도달하면서, 경구용 치료제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뇨병의 치명적 합병증 '망막병증'
당뇨망막병증은 장기간의 고혈당 상태로 인해 망막 내 미세혈관이 손상되는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전 세계적으로 실명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며, 안구 내 혈액순환 장애가 시력 저하의 결정적인 원인이다.
특히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발병률은 급격히 상승한다. 통상 유병 기간이 15년 전후에 이르면 환자의 약 60~70%에서 망막병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당뇨 환자들에게는 가장 두려운 합병증으로 통한다.
#기존 치료법의 한계와 '레보도파'의 등장
현재 당뇨망막병증의 표준 치료법은 크게 두 가지다. 안구 내에 직접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항체를 주사로 주입해 신생 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방식과, 철저한 혈당 관리를 통해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방식이다.
하지만 주사 요법은 안구에 직접 바늘을 꽂아야 한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 극심한 공포와 심리적 부담을 준다. 반면 혈당 관리는 근본적인 대책이긴 하나, 이미 실명 위기에 직면한 환자들에게 즉각적인 시력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에머리 대학교 연구팀이 '레보도파'에 주목한 이유다. 본래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된 '레보도파'는 신경 보호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점에 착안해, '레보도파'가 망막 혈관 파괴의 근본 원인인 신경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임상을 설계했다.
#고통스러운 안구 주사 대신 '먹는 약' 시대 오나
'레보도파'의 안과적 활용 가능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학계의 주목를 받아왔다. 2010년대 들어 망막 내에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도파민 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당뇨로 인한 혈관 파괴가 실제로는 신경 손상에서 비롯된다는 기전이 규명되면서 '레보도파'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실제 임상 데이터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 의과대학은 지난 2018년 소규모 예비 연구를 통해 '레보도파' 투여군이 대조군 대비 유의미한 시력 개선 효과와 망막 신경 회복 반응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에머리 대학교의 대규모 임상은 '레보도파'의 유효성을 확립하는 최종 관문이 될 전망이다. 유의미한 데이터가 공식 확인될 경우, 고통스러운 안구 주사 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경구용 치료 옵션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