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란 작 'J-전주'. /연합뉴스 제공 전형적인 도시의 풍경을 작가의 경험과 추억의 '선'을 토대로 사람과 사람, 시간과 시간, 공간과 공간의 흔적을 표현한다.
30대 젊은 작가 김란(35)의 개인전 '스로 백'(Throw back)이 서울 종로구 관훈동 노화랑에서 3월 5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그의 작품은 전형적인 도시의 풍경을 배경으로 한다. 서울의 아파트촌과 남산타워가 보이는 도심 고층빌딩, 덕수궁, 전주 한옥마을, 대구 이월드, 경주 대릉원 등 작가의 개인적 경험과 추억이 깃든 장소다.
작가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이미지를 검색해 찾아낸 뒤 이를 캔버스에 스케치하고 아크릴 물감과 모르타르(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반죽한 것)를 혼합해 채색했다.
또 이 물감을 주머니에 넣고 실처럼 가늘게 짜내 그림 위에 여러 차례 겹쳐 올린다. 이렇게 겹겹이 쌓인 선들은 화면에 독특한 물성을 표현한다.
김란 작 'E-대구'. /연합뉴스 제공 그는 "캔버스 위에 겹겹이 쌓아 올린 실 같은 선들은 시간의 흐름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한다"며 "얽히고 겹치고 끊긴 가닥들은 도시 안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장소 등 여러 관계의 흔적들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김란 작 '도시의 화음 02' 중 일부. /연합뉴스 제공 작품 'D-덕수궁 01'과 'D-덕수궁 02'는 덕수궁이 배경인 작품이다. 화면 중앙에는 기와지붕의 덕수궁이 자리하고, 그 주변을 현대식 고층 빌딩들이 둘러싸고 있다.
작가는 "푸른색은 덕수궁의 새벽을, 붉은색은 덕수궁의 초저녁을 의미한다"며 "같은 장소여도 시간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아 이렇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김란 작 'ET-P'. /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나 런던, 파리 등 작가가 직접 가보지 못 한 곳들도 간접 경험을 통해 작품화 했다. 작가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축적된 이미지와 정보로 이미 경험한 장소처럼 공간을 드러냈다. 이 작품들은 실제로 경험한 장소보다 쌓아 올린 선이 더 많고 색감도 더욱 강렬하다.
작가는 "가보고 싶은 곳을 상상하면서 작업해서 그런지 색감을 더 강하고 화려하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란 작가가 지난 20일 서울 서울 종로구 관훈동 노화랑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충북 음성 출신인 김란 작가는 2016년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고향을 기반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세환 노화랑 디렉터는 "노화랑이 운명처럼 발굴한 젊은 작가"라며 "끈기 있게 수행하듯 작업하는 방식을 보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