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동여도'.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한양의 수도성곽'과 그 안에 깃든 역사적 의미를 탐구하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최병구)은 조선 후기 한양의 완성된 수도 방어 체계를 조명하는 특별전 '여민공수 與民共守, 백성과 함께 지킨다'를 7월 14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과 분관인 한양도성박물관에서 동시에 열리는 연계 전시다.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으로 이어지는 ‘한양의 수도성곽’과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여민공수 與民共守, 백성과 함께 지킨다' 포스터.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전시명인 ‘여민공수(與民共守)’는 “백성과 함께 지킨다”는 뜻이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18세기 한양의 수도 방어 체계가 완성되는 역동적인 과정을 보여준다. 한양도성의 대대적인 보수와 북한산성 축성, 두 성곽을 연결하는 탕춘대성 건설을 비롯해 군사 제도 정비, 도성민의 적극적인 참여까지 조선 후기 수도를 사수하기 위해 펼친 다양한 전략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금위영 관련 표지석.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서울역사박물관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숙종과 영조가 보여준 도성 방어 의지를 중심으로 ‘여민공수’의 진정한 의미를 소개한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한양도성과 북한산성 그리고 탕춘대성으로 연결되는 방어 전략을 다룬다. 특히 보물로 지정된 동여도와 불랑기자포를 비롯해 서울시 유형문화유산 2건, 다양한 발굴 유물과 모형, 영상을 활용해 군제 개편과 성곽 보강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분관인 한양도성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과거의 역사를 넘어, 오늘날 현대 도시 서울 속에 남아 있는 성곽 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다룰 예정이다.
1부 숙종과 영조, 도성 방어 의지를 세우다
옛 조총.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1부는 두 차례의 전쟁을 겪으며 드러난 한양도성의 한계를 되짚고, 이를 극복하고자 했던 숙종과 영조의 의지를 조명한다. 숙종은 “도성민은 나의 적자 赤子”라 하며, 백성과 함께 성에 들어가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러한 의지 속에서 1711년 북한산성이 축성되었고, 이후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잇는 탕춘대성이 더해지며 ‘한양의 수도성곽’이 완성됐다.
전시장에는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의 관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모형과 그 위로 ‘여민공수’의 서사를 담은 영상이 투사되어, 관람객이 조선 후기 수도 방어 체계를 쉽고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2부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으로 총력 방어하다
총융청 사진.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2부는 조선 후기 수도 방어 체계의 실제 전략을 소개한다. 조선 후기에는 직업 군인 중심의 오군영 체제가 정비되었고, 훈련도감·금위영·어영청의 삼군문이 도성의 수비 구역을 나누어 맡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병서, 무기류, 발굴 유물 등을 통해 도성을 지키기 위한 군사 제도와 전투 기술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한양도성은 오랜 시간 보수와 개축을 거치며 약점을 보완해 왔다. 전시장에서는 성곽 안쪽에서 밖을 바라보는 체험을 통해, 관람객이 총안의 기능과 성곽 방어의 원리를 직접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북한산성과 탕춘대성의 역할도 다룬다. 산성 안에는 왕실의 임시 궁궐이자 전쟁 지휘 공간이었던 행궁이 조성되었고, 군영 분소와 군량 창고, 장대 등 다양한 군사 시설이 갖추어졌다.
에필로그. 평화의 시대를 지킨 성곽
불랑기자포.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에필로그에서는 한양도성·북한산성·탕춘대성이 단순한 군사 시설을 넘어, 조선 후기 한양의 안정과 성장을 뒷받침한 기반이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한양도성, 북한산성, 탕춘대성은 더 이상 전쟁을 위한 시설이 아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수도를 지키고 백성을 보호하려 했던 역사, 자연 지형을 활용한 축성 기술, 그리고 오랜 시간 이어져 온 도시의 기억이 남아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성곽을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함께 보존하고 누려야 할 살아 있는 문화유산으로 바라보게 한다.
성곽 유산의 현장에서 만나는 '오늘날 한양도성'
전시는 한양도성박물관으로 이어진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조선 후기 ‘여민공수’의 의지와 수도 방어 체계를 역사적으로 조명한다면, 한양도성박물관은 오늘날 도시 속에서 보존·연구·활용되고 있는 성곽 유산이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보여준다. 특히 한양도성의 동쪽 구간에 자리한 한양도성박물관 전시는 성곽 유산의 현장성을 더한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백성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함께 지키고자 했던 조선 후기 국왕의 의지와, 이에 함께한 도성민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자리”라고 전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금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