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제미나이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최근 '위고비(Wegovy, 성분명 :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등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 :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 같은 인크레틴 기반 비만치료제가 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비만과 당뇨병 치료에 활용되는 약물이다. 그런데 단기간에 체중이 크게 줄어든 일부 환자에서 이관 기능 이상과 관련된 불편감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급격한 체중 감량 후 찾아온 귀 안의 울림과 숨소리
의료계도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는 26일 "최근 진료 현장에서 급격한 체중 감소 이후 자신의 목소리가 귀 안에서 울리거나 숨소리가 크게 들린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을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체중 감량 자체는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단기간에 체중 변화가 큰 경우 이관 기능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자신의 목소리가 귀 안에서 크게 울려 들리거나, 숨소리가 귀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크게 들리는 느낌이다. 일부 환자는 숨을 쉴 때 고막이 움직이는 듯한 불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개방성 이관증(Patulous Eustachian Tube)'과 관련될 수 있다.
이관 지지하던 주변 지방 빠지며 통로 상시 개방돼
이관은 코 뒤쪽과 귀 안쪽의 중이를 연결하는 통로다.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침을 삼키거나 하품할 때 열리면서 중이의 압력을 조절한다. 그러나 이관이 필요 이상으로 열린 상태가 되면 자신의 목소리나 호흡음이 크게 들리는 자가강청, 귀 먹먹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개방성 이관증의 알려진 유발 요인 중 하나는 심한 체중 감소에 의한 체지방 감소다. 이관 주변에는 통로가 쉽게 열리지 않도록 지지하는 지방 조직과 연부조직이 있다. 체중이 급격히 줄면 이 부위의 조직 변화가 이관 개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체중 감소는 개방성 이관 기능장애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관 주변 지방 조직 감소가 관련 기전으로 제시돼 왔다. 이러한 증상은 과도한 다이어트뿐 아니라 폐결핵이나 항암치료 과정처럼 급격한 체중 감소가 나타나는 경우에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ChatGPT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약물 자체의 독성 아닌 조직 변화에 따른 현상
최근에는 GLP-1 수용체 작용제 사용 후 큰 폭의 체중 감소를 경험한 환자들에서 개방성 이관증이 나타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아직 대규모 연구로 확인된 단계는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빠른 체중 감소로 인해 이관 주변 지방·연부조직이 줄어드는 변화가 증상 발생에 관여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영호 교수는 "비만치료제가 귀에 직접 문제를 일으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체중이 빠르게 감소하는 과정에서 이관 주변 조직 변화가 생기면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숨을 쉴 때 귀가 펄럭거리거나 자신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의로 약물 끊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이 우선
개방성 이관증은 환자에 따라 누웠을 때 증상이 완화되고, 앉거나 서 있을 때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병력 청취와 고막 움직임 관찰, 이관 기능 평가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원인과 증상 정도에 따라 수분 섭취, 생활습관 조절, 비강 치료, 국소 치료 또는 시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증상이 모든 비만치료제 사용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해부학적 구조, 체중 감소 속도, 기존 이관 기능 상태 등에 따라 발생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체중 감량은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등 여러 대사질환 관리에 도움이 되는 만큼, 불편감이 생겼다고 해서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기보다는 처방 의사와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상담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김 교수는 "비만치료제 사용이 늘면서 급격한 체중 변화 이후 나타나는 다양한 이비인후과적 불편감에도 관심이 필요하다"며 "드물지만 몸의 변화가 이관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관련 증상이 반복될 경우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