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덤스포츠에서 '레이즈(Raise)'가 베팅을 올리는 승부수라면, '업(Up)'은 산업의 도약을 의미한다. 에이스포츠뉴스(AsportsNEWS)의 기획 연재 [A-레이즈업]은 하나의 거대한 비즈니스로 '성장(Raise up)'하고 있는 글로벌 홀덤 시장의 현재와 미래 가치를 조명, 홀덤스포츠 산업의 자본 흐름과 핵심 인사이트를 짚어낸다. [편집자주]
홀덤 테이블 주변에서 2030 세대가 게임과 대화를 오가며 네트워킹을 이어가고 있다. 세련된 라운지 공간과 수평적인 테이블 문화는 홀덤스포츠가 새로운 사교 플랫폼으로 소비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Asports뉴스] 이상규 기자 = 폭음과 가무로 대변되던 전통적인 한국의 회식·유흥 문화가 저물고 있다. 그 빈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는 것은 지적 유희와 젠틀한 네트워킹을 내세운 마인드 스포츠 '텍사스 홀덤'이다. 금요일 밤이면 번화가의 대형 술집 대신 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의 홀덤 펍으로 2030 세대의 발걸음이 몰리고 있다. 어둡고 쾌막한 도박장이라는 구시대적 편견을 깨고, 공정과 합리를 중시하는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주류 레저 문화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음지에서 양지로… 밝고 쾌적한 '카페형 펍'의 진화
과거 미디어를 통해 비치던 카드 게임장의 이미지는 담배 연기가 자욱한 밀실과 일확천금을 노리는 꾼들의 무대였다. 그러나 현재 전국 주요 상권에 들어선 '홀덤펍'의 풍경은 일반적인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나 고급 라운지 바를 방불케 한다. 세련된 조명과 쾌적한 공기 청정 시스템, 감각적인 배경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젊은 남녀들이 커피와 칵테일을 마시며 웃고 떠든다.
산업의 양성화 노력과 매장 운영 방식도 철저히 건전해졌다. 입장료를 내고 외식 이용권이나 음료를 주문하면 정해진 칩을 제공받아 게임을 즐기는 합법적인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현금 환전이 불가능한 순수 오락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관련 업계 추산에 따르면 불과 수백 곳에 불과했던 전국의 홀덤펍 및 전용 경기장은 최근 2,000여 곳을 돌파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과거 대학가와 번화가를 점령했던 보드게임 카페나 방탈출 카페의 자리를 마인드 스포츠 펍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형국이다.
◇운이 아닌 실력… 공정과 매너 중시하는 MZ 저격
2030 세대가 텍사스 홀덤에 열광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게임이 철저한 '실력 위주'의 공정한 경쟁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홀덤은 매 순간 수학적 확률(오즈)을 계산하고 상대의 베팅 패턴을 분석해 심리전을 펼치는 고도의 지적 스포츠다. 특히 '공정성'과 '합리성'에 어느 세대보다 민감한 MZ세대에게는 출발선이 동일하고 오직 두뇌 회전과 전략만으로 승패가 갈리는 홀덤의 룰은 강렬한 매력적이다.
또한, 철저한 테이블 에티켓을 요구하는 '젠틀맨 게임'이라는 점도 중요한 흥행 요소다. 상대의 플레이를 존중하고 딜러의 판정에 승복하며,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하는 쿨한 매너가 젊은 층의 세련된 문화적 욕구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운이 나빠서 졌다는 변명 대신 자신의 베팅 실수를 복기하고 확률적 오판을 반성하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지적 유희로 즐기는 것이다.
홀덤 테이블 주변에서 2030 세대가 게임과 대화를 오가며 네트워킹을 이어가고 있다. 세련된 라운지 공간과 수평적인 테이블 문화는 홀덤스포츠가 새로운 사교 플랫폼으로 소비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IT·금융권 '팀 빌딩'까지… 진화하는 네트워킹 사교장
이러한 특성 덕분에 최근 기업들의 사내 문화에도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취업 플랫폼의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술 없는 회식'이나 '문화 레저 활동'을 선호한다고 답할 정도로 음주 위주의 회식은 기피 대상이 됐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홀덤 팀 빌딩(Team Building)'이다.
최근 판교의 IT 기업이나 여의도 금융권을 중심으로 부서 워크숍이나 회식을 대관형 홀덤 펍에서 진행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나이와 직급을 나타내는 계급장을 떼고, 원탁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동등한 조건에서 두뇌를 겨룬다. 신입사원이 과감한 블러핑(거짓 베팅)으로 부장님의 칩을 빼앗아 오며 쾌감을 느끼고, 평소 교류가 없던 타 부서 직원들과도 자연스럽게 칩을 주고받으면서 대화의 물꼬를 튼다.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의 사람들이 동등하게 교류하고 소통하는 현대판 '지적 네트워킹 사교장'의 기능을 홀덤이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한 마인드 스포츠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홀덤 펍이 특정 마니아들의 전유물이었다면, 현재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퇴근 후 수평적 소통을 나누고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새로운 사교 플랫폼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sangsangba@asportstv.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