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청 앞 기자회견장 [안성복지신문=박우열·정혜윤기자]안성시의 장애인거주시설 ‘00마을’에서 발생한 중대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장애인단체들이 안성시의 늑장 대응과 시설 비호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며 시설 폐쇄와 탈시설 자립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경기지부 회원 등 30여 명은 8일 오전 안성시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성시는 장애인거주시설 내 성폭력 사건을 사실상 방치했다”며 강도 높은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시설 종사자가 장애인 입소자를 상대로 반복적인 성폭력을 저질러 징역 6년의 실형까지 선고받았음에도 안성시는 즉각적인 행정처분은커녕 해당 시설에 예산을 지원하고 봉사활동까지 진행했다”며 “장애인의 생명과 안전보다 시설 유지와 행정 편의를 우선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1월 7일 안성 소재 장애인거주시설 00마을 종사자 A씨에 대해 장애인 입소자를 상대로 한 성폭력 혐의를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4월 언론보도를 통해 지역사회에 알려지며 파장이 확산됐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 범죄가 아닌 “폐쇄적 장애인 수용시설 구조에서 비롯된 구조적 인권침해”라고 규정했다.
▲권달주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권달주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을 지역사회로부터 격리·수용하는 시설 구조 자체가 폭력을 가능하게 만든 본질적인 원인”이라며 “현행 「장애인복지법」은 시설 종사자의 성폭력 범죄 발생 시 1차 위반만으로도 시설 폐쇄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안성시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죄 판결 이후에도 예산 지원을 지속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행정”이라며 “이는 사실상 시설 운영을 용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장애인단체 대표들은 안성시 부시장실을 방문해 안성시의 대응 과정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남상은 안성부시장은 면담 자리에서 “사건의 정확한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던 점은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행정적 즉각 대응이 미흡했던 부분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지금부터라도 원칙대로 조치하겠다”며 “시설 폐쇄와 전원 조치, 탈시설 자립지원 방안 등을 보호자 및 전문가들과 논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시설 측의 조직적 은폐 정황도 제기했다. 피해자 대리인인 박민서 변호사는 연대발언문을 통해 “시설 측이 피해자에게 오히려 가해자 처벌을 막아달라며 합의를 종용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 발생 이후에도 피해 사실을 장애인 관련 기관에 알리지 않아 피해 지원이 1년 이상 지연됐다”며 “가해자를 권고사직 처리하고 피해 사실은 숨긴 채 자립지원 형식으로 피해자를 외부기관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연대 대표들이 안성 부시장을 만나 항의를 이어갔다. 특히 박 변호사는 “안성시는 가해자가 실형을 선고받을 때까지 사건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언론보도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올해 1월 안성시장은 사건을 인지하고도 2월 해당 시설에 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 예산을 지원하고 공무원봉사단을 대동해 봉사활동까지 진행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장애인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00마을 시설 폐쇄 ▲거주 장애인 전원에 대한 탈시설 자립지원 대책 마련 ▲안성시의 관리·감독 책임 규명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장애인의 탈시설 자립생활 권리는 행정이 보장해야 할 기본권”이라며 “안성시와 경기도는 책임 있는 지원계획과 예산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피해자를 지원 중인 경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측은 “안성시가 산하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이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속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