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본사 전경.(미래에셋증권 제공)[소비자경제] 이동윤 기자 = 미래에셋그룹의 중장기 전략이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한층 구체화됐다.
지난 24일 열린 핵심 계열사 미래에셋증권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디지털 자산과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를 양축으로 한 '미래에셋 3.0' 전략이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주총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이 융합되는 거대한 전환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이를 격차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미래에셋 3.0 비전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를 축으로 발행·유통·결제를 연결하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 계획을 구체화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코빗 지분 약 92%를 확보하며 단순 거래소 인수를 넘어 토큰증권(STO)과 실물자산 토큰화(RWA)를 포함한 통합 플랫폼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디지털 월렛 기반 '엠스톡 3.0' 전환과 글로벌 웹3 인프라 구축도 병행 추진된다.
올해 주총에서는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 전략도 재확인됐다. 특히 SpaceX 등 첨단 기업 투자와 관련해 "IPO 이후에도 성장성을 고려해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이 강조됐다. 투자 회수 이후 미래 산업에 재투자하는 '자본 선순환 구조' 역시 핵심 전략으로 제시됐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미래에셋 제공)이처럼 주총에서 드러난 전략은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미래에셋그룹의 방향성과 직결된다. 그 중심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있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재 시장을 '승자와 패자만 존재하는 시대'로 규정하며 금융과 산업 전반의 질서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진 '슈퍼부채 사이클'이 종료 국면에 접어들면서, 미래 산업 투자 여부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구조로 전환됐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판단과 더불어 그가 제시한 해법은 '적극적 구조조정'과 '과감한 투자'다. 이는 선언적 메시지를 넘어 미래에셋 전략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빗 인수는 전통 금융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 자산으로 확장하려는 '파괴적 혁신'의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증권·자산운용·트레이딩 역량에 거래소 인프라까지 결합되며, 디지털 자산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가 구축됐다는 평가다.
박 회장의 전략은 항상 '선제적 선택'에 기반해왔다. 국내 펀드 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투자에 앞장섰던 경험처럼, 이번에도 디지털 자산이라는 새로운 전장을 선점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그의 시선은 이미 전통 금융을 넘어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기능 강화, 벤처·사모투자 확대, 대체투자 및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 고도화는 물론, AI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투자 플랫폼 구축까지 병행 추진되고 있다.
특히 "자산을 고객이 알아서 배분하도록 두는 것은 투자회사의 직무유기"라는 박 회장의 발언은 미래에셋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단순 중개를 넘어 고객 자산을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투자 설계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조직 운영에서도 차별화된 철학이 드러난다. 인력 감축 중심 구조조정보다는 고객 수익률 중심 문화를 강조하고, 대형 조직의 관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동시에 '투자의 야성'과 '리스크 관리'의 균형을 강조하며 공격성과 안정성을 함께 추구하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그룹은 고객자산 320조원, 자기자본 10조원을 넘어서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이를 '축복이자 위험'으로 규정하며, 현재에 안주하는 순간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의 이번 행보를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결합의 본격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확산된 흐름이 국내에서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미래에셋이 지향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글로벌 투자 역량과 디지털 자산,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금융 생태계 구축이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금융의 재정의'에 가깝다.
주주총회에서 확인된 전략과 박현주 회장의 철학이 맞물리며, 미래에셋의 다음 행보는 금융 산업의 구조를 바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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