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환자 사망으로 임상이 멈췄던 희귀 심장질환 유전자치료제가 다시 개발 궤도에 올랐다. 미국 로켓 파마슈티컬스의 다논병 치료 후보물질 'RP-A501' 이야기다.
RP-A501은 지난해 중추적 임상 과정에서 중대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보류 조치를 받았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기존 전략을 그대로 밀어붙이지 않았다. 투여 용량을 낮추고 면역조절 요법을 바꾼 뒤 소수 환자부터 다시 안전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수정된 요법을 적용한 첫 환자 3명에서는 혈전성 미세혈관병증이나 모세혈관누출증후군 같은 중대한 안전성 신호가 관찰되지 않았다. FDA는 이를 검토한 뒤 추가 환자 모집과 투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신약개발에서 임상 중단은 흔히 실패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주가가 급락하고 투자자의 신뢰가 흔들리며 개발사 역시 해당 후보물질을 포기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다. 그러나 모든 임상 중단이 약물 자체의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용량이 지나치게 높았을 수도 있고, 병용한 약물이 문제였을 수도 있다. 환자 선정이나 투여 방식, 면역조절 전략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안전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축소하거나 서둘러 개발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 설계를 바꾸는 일이다.
RP-A501 사례에서 눈여겨볼 부분도 이 대목이다. 회사는 기존 용량을 고집하지 않았고, 새로운 면역조절 전략을 적용했다. FDA 역시 수정된 치료법에서 확보된 초기 안전성 자료를 확인한 뒤 개발 지속 여부를 판단했다.
신약개발은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은 인내와의 싸움이다. 실패와 중단, 설계 변경을 반복하면서 약물의 적정 용량과 환자군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유전자치료제처럼 한 번 투여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치료법에서는 이런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임상 중단이나 안전성 문제를 곧바로 '개발 실패'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멈춰야 할 상황에서도 속도를 늦추지 않는 개발이다.
RP-A501이 최종적으로 허가에 성공할지는 아직 그 어떤 것도 예단할 수 없다. 남은 환자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다시 입증해야 하는 또 다른 관문이 남아 있다. 그러나 '멈출 줄 아는 용기'가 있다는 것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