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국내 최초의 CAR-T 세포치료제인 '림카토주(성분명: 안발캅타젠오토류셀)'가 건강보험 급여기준 설정을 위한 또 한 번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국내 연구진과 기업이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혁신 치료제라는 점에서 이번 심의 결과는 단순히 한 품목의 보험 적용 여부를 넘어 우리나라 혁신 신약 보상체계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CAR-T 치료제는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첨단바이오의약품이다.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한 혈액암 환자들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임상적 의미도 작지 않다. 림카토주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고, 국제학술지 Blood를 통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도 입증됐다. 현재는 정부의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선정돼 건강보험 등재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럼에도 환자들은 아직 치료 접근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기준이 설정되지 않아, 오늘 열리는 회의에서 다시 관련 안건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심의에서는 림카토주의 합리적 급여기준이 꼭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임상적 유용성, 비용효과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다. 특히 초고가 첨단바이오의약품일수록 더욱 신중한 평가가 요구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신중한 심의와 불필요한 지연은 구별되어야 한다. 혁신 치료제에 대한 평가는 엄격해야 하지만, 평가 기준은 명확해야 하고 절차는 예측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은 개발 방향을 설정할 수 있고, 환자는 치료 시기를 가늠할 수 있으며, 투자자는 혁신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첨단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여러번 밝혀왔다. 혁신 신약 개발을 지원하고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까지 도입한 것도 이러한 정책의 연장선이다. 그렇다면 개발에 성공한 치료제가 환자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일관된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국산 신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대해서도 안 되고, 해외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불리하게 평가해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국적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와 환자에게 제공하는 임상적 가치다. 국내에서 어렵게 개발한 혁신 치료제가 충분한 근거를 갖추고도 제도적 문턱 앞에서 발이 묶인다면, 정부가 강조해 온 혁신 생태계 조성의 꿈은 요원해 질 수밖에 없다.
혁신 신약의 가치는 허가증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환자가 실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실현된다. 오늘 열리는 암질환심의위원회가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환자 접근성과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미래까지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