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대한간호협회가 정부의 전담간호사 교육체계 이원화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과 평가를 분리하는 것은 전문직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매주 화요일 투쟁까지 예고했다. 정부와 간호계의 갈등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간호계의 이해관계 문제가 아니다. 의료인력 양성 체계와 환자 안전, 그리고 우리 의료시스템의 신뢰와 직결된 문제다. 따라서 어느 한쪽의 주장만을 앞세우기보다 제도의 본질이 무엇인지부터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담간호사 제도는 이미 우리 의료현장의 중요한 축이 됐다. 전공의 부족과 필수의료 인력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진료지원업무 수행 간호사의 역할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의료현장에서는 상당수 진료지원업무가 간호사에 의해 수행되고 있으며, 이제는 이를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교육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문제는 교육의 질이다. 의료행위와 밀접하게 연관된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은 필수다. 교육이 부실하면 결국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간다.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업무 범위만 확대될 경우 의료사고 위험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교육과 평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는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전문직 교육은 교육과 평가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교육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평가를 통해 확인되고, 평가 결과는 다시 교육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작동할 때 교육의 질도 높아진다.
교육기관 운영과 평가를 별개로 관리하는 방식이 반드시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정 수준의 견제와 객관성을 확보하는 장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 분리 운영이 왜 필요한지, 기존 체계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선행돼야 한다.
더욱이 정부는 그동안 진료지원업무 수행 간호사의 전문성 확보를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교육체계 개편 역시 전문성 강화라는 목표 아래 추진돼야 한다.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제도를 변경한다면 불필요한 갈등만 키울 뿐이다.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전담간호사 제도가 아직 완전히 안착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무 범위와 책임 한계, 교육 기준 등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체계까지 갈등의 대상이 된다면 제도 전반의 안정성은 더욱 흔들릴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 안전이다. 교육을 누가 맡고 평가를 누가 하느냐는 수단의 문제다. 목적은 분명해야 한다. 더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보다 전문적인 의료인력을 양성하는 데 있어야 한다. 그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정부는 현장의 우려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간호계 역시 투쟁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필요한 것은 대립이 아니라 대화다. 교육과 평가 체계가 환자 안전과 전문성 향상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부합하는지 함께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담간호사 제도는 우리 의료의 미래와 연결돼 있다. 그 토대가 되는 교육체계 역시 신중하게 설계돼야 한다. 전문성은 나눌 수 없다. 교육과 평가, 책임과 권한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