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우라 대표 정 혜 윤 개구리가 흙을 뚫고 나온다는 경칩이 지난 지 벌써 5일째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풀리고, 잠들어 있던 개구리가 흙을 뚫고 나온다는 절기. 달력 위의 작은 글씨 하나지만, 마음은 벌써 봄의 문턱에 서 있다.
아직 조석으로 공기는 차다. 두툼한 외투를 완전히 벗기엔 이르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꽃샘추위가 마지막 힘을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낮이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제법 따스한 바람이 골목을 돌고, 햇살은 한층 부드러워진다. 그 바람은 단순히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이제 움직이라”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봄은 기다림의 계절이 아니라 시작의 계절이다. 겨울 동안 미뤄두었던 일들을 하나씩 꺼내야 할 때다. 집 안 창문을 활짝 열어 묵은 공기를 내보내고, 두꺼운 이불을 정리하며 계절을 바꾸는 일부터 시작해보자. 옷장 정리만으로도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정리는 공간을 비우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건강 관리도 이때가 중요하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감기나 호흡기 질환이 쉽게 찾아온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레이어드’ 차림은 기본이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수면도 필요하다. 특히 미세먼지가 잦은 계절인 만큼 외출 후 손 씻기, 실내 환기 시간 조절 등 작은 습관이 건강을 지킨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을 깨우는 가벼운 운동도 권하고 싶다. 거창할 필요는 없다. 점심시간 20분 산책, 퇴근 후 동네 한 바퀴 걷기만으로도 몸은 봄을 먼저 안다. 햇빛을 쬐면 마음도 밝아진다. 계절성 우울감은 햇살과 움직임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봄은 관계를 돌아보는 계절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이에게 안부 문자 하나 보내는 일, 부모님께 따뜻한 차 한 잔 건네는 일, 이웃과 인사를 나누는 일. 작은 행동이지만 공동체를 살찌운다. 특히 지역 사회는 이런 사소한 관심과 배려 속에서 더 단단해진다.
농촌 들녘에서는 벌써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상인들은 봄맞이 손님을 기다리며 가게 앞을 정리한다. 학생들은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맞이하는 봄은 다르지만, 그 설렘만큼은 닮아 있다.
경칩은 단지 개구리가 깨어나는 날이 아니라, 우리 마음이 깨어나는 날인지도 모른다. 혹시 아직도 겨울 생각에 머물러 있다면, 오늘만큼은 창문을 열고 따스한 바람을 깊이 들이마셔 보자.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이제 우리가 한 걸음 내딛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