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희귀질환 치료의 핵심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조기 진단과 치료에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탈리아 제약사 '키에시(Chiesi Farmaceutici)'의 동형접합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HoFH) 치료제 '적스타피드(Juxtapid, 성분명 : 로미타피드·Lomitapide)'를 2세 이상 소아 환자까지 확대 승인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고무적인 진전이다. 약 13년 전인 2012년 12월, 성인용으로 처음 세상에 나온 이 약이 이제는 갓 걸음마를 뗀 어린 환자들의 생명줄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 소아기부터 시작되는 치명적 위협, HoFH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FH)은 유전자 이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질환이다. 인구 100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매우 드문 희귀 질환이기도 하다. 부모 중 한 명에게서 변이된 유전자를 받아 발생하는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과 부모 모두에서 변이된 유전자를 물려받아 발생하는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FH)'으로 나뉜다.
문제는 그 희귀함 뒤에 숨겨진 가혹한 위험성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LDL-C) 수치가 정상인의 6~10배에 달하며, 일반적인 고지혈증 약물인 '스타틴' 계열로는 거의 조절되지 않는다. 적절한 치료가 없는 HoFH 소아 환자들은 10세 이전에 심각한 심혈관 합병증을 겪거나 20~30대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
# 기존 치료제와의 경쟁과 '적스타피드'의 기전적 가치
그간 HoFH이라는 질환은 리제네론(Regeneron Pharmaceuticals)의 '에브키자(Evkeeza, 성분명 : 에비나쿠맙·Evinacumab)'가 생후 6개월 이상(유럽) 소아 환자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며 영유아 치료 시장을 선도해 왔다. 여기에 암젠(Amgen)의 '레파타(Repatha, 성분명 : 에볼로쿠맙·Evolocumab)' 등이 가세하며 희귀질환 치료 옵션은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적스타피드'의 2세 이상 소아 승인이 갖는 의미는 '기전의 다양화'에 있다. '에브키자'가 ANGPTL3 단백질을 억제해 LDL 수치를 낮추는 방식이라면, '적스타피드'는 간과 소장에서 직접 콜레스테롤 운반체(MTP)를 차단하는 독자적인 경로를 갖는다. 환자마다 약물 반응이 다른 희귀질환의 특성상, 기존 치료제로 효과가 충분치 않았던 어린 환자들에게 강력한 '대안'이 생겼다는 점은 임상 현장에서 매우 큰 가치를 지닌다.
# '키에시'의 희귀질환 리더십과 향후 과제
이번 성과는 '키에시'가 '암릿 파마'를 인수한 이후 희귀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얻어낸 값진 결실이다. 글로벌 임상에서 LDL-C 수치를 절반 이상(53.5%) 떨어뜨린 압도적인 결과는, HoFH 환자들에게 평생의 굴레와 같았던 심혈관 질환의 공포를 덜어줄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된다.
물론 엄격한 안전 관리(REMS)와 간 기능 모니터링이라는 과제는 남아 있다. 하지만 희귀질환 치료의 불모지에서 어린 환자들에게 '성인기까지 건강하게 살아갈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그 어떤 약물 개발보다 값진 승리다. 이번 승인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희귀질환 소아 환자들을 위한 혁신 신약의 접근성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