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헬스코리아뉴스] 종근당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듀피젠트'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본지의 단독보도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는 사실이 반가움을 더한다. 고가 바이오의약품이 장기간 독점해 온 글로벌 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에 변화의 균열이 시작됐음을 의미하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듀피젠트는 현재 글로벌 제약 시장을 대표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다. 2024년 기준 연 매출 283억 달러에 달한다. 최초 승인 적응증인 아토피피부염뿐만 아니라, 천식, 비부비동염 등으로 치료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결과다. 이는 단순히 약효를 넘어, 특허와 적응증 확장 전략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연장해 온 '전형적인 바이오 독점 모델'의 사례다. 그만큼 듀피젠트는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에게는 매력적인 동시에 가장 까다로운 타깃으로 평가돼 왔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지지부진하다. 특허 장벽이 여전히 높고, 성장 국면에 있다는 점에서 다수의 기업이 관망 전략을 택해 왔다. 조기 시장 진입을 시도했다가 날아올 수 있는 부메랑을 염두에 둔 것이다. 업계가 실질적인 시장 진입 시점을 2030년대 중반 이후로 내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근당의 선제적 임상 진입은 주목할 만하다. 비록 상업화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초기 임상 데이터와 개발 경험을 선점하는 것만으로도 향후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강자로 평가받는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보다 먼저 공식 개발에 나섰다는 점은, 국내 제약 산업 내에서도 전략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큰 맥락에서 보면, 이번 도전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세계 각국의 보건 당국은 고가 면역·항체 치료제로 인한 재정 부담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허 만료를 전후로 바이오시밀러 경쟁을 유도해 약가를 낮추고 환자 접근성을 높이려는 정책 기조가 분명해지고 있다. 듀피젠트와 같은 초고가 면역치료제는 그 다음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듀피젠트는 단일 적응증이 아닌 복합적인 임상 근거와 장기 안전성 데이터로 구축된 약물이다. 바이오시밀러 역시 단순한 약동학 비교를 넘어, 면역원성과 실제 임상적 동등성을 입증해야 한다. 개발 리스크와 투자 부담이 큰 이유다.
그럼에도 종근당의 이번 선택은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다. 고가 바이오의약품의 독점 구조는 영원하지 않으며, 도전은 항상 가장 이른 시점에 시작한 기업의 몫이라는 점이다.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당장의 성과보다, 향후 글로벌 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꾸기 위한 '첫 걸음'이다.
시장은 아직 조용하지만, 균열은 이미 시작됐다.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를 둘러싼 이 조용한 경쟁이 향후 환자 접근성과 글로벌 의약품 가격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래 단독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