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마약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정부의 예방교육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의 위험성을 정확히 알리고, 권유나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스스로 거절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교육이 실제 인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실시한 2025년 마약류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마약류 위험인식 점수는 2024년 64.5점에서 2025년 83.8점으로 19.3점 상승했다. 마약류를 권유받거나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스스로 거절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도 74.3점에서 86.0점으로 11.7점 높아졌고, 예방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태도 역시 63.2점에서 75.9점으로 12.7점 개선됐다.
예방교육이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실제 행동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특히 학교 안팎의 청소년과 대학생, 군인, 외국인 등 대상별 특성에 맞춘 교육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정부는 교육극과 게임형 학습교구를 활용한 참여형 수업을 운영하고, 학교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퀴즈와 퍼즐, 동영상 자료를 개발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에게는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통한 교육을 제공하고, 외국인에게는 중국어와 베트남어 등 18개 언어로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강의보다 교육 대상의 연령과 생활환경, 언어를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러나 수치가 개선됐다고 해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마약류에 대한 인식은 한 번의 교육만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청소년은 또래문화와 온라인 콘텐츠,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유혹과 왜곡된 정보에 노출될 수 있다. 위험성을 알고 있다는 것과 실제 상황에서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따라서 예방교육은 특정 기간에 한 차례 실시하는 행사성 프로그램에서 벗어나야 한다. 연령과 성장 단계에 따라 교육 내용을 반복하고 심화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초등학생에게는 약물의 기본적인 위험성을 알리고, 중·고등학생에게는 불법 유통과 범죄 연루 위험, 처방약 오남용과 거절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대학생과 성인에게는 의료용 마약류의 올바른 사용과 온라인 불법거래의 위험까지 교육 범위를 넓혀야 한다.
교사의 역량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다. 교재와 동영상만 보급한다고 교육의 질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위험 신호를 발견해 전문기관과 연결할 수 있도록 교직원과 상담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연수가 뒷받침돼야 한다. 학부모 역시 자녀의 행동 변화와 약물 오남용 징후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
마약류를 실제로 취급하는 의료기관과 약국, 제약회사, 도매업 종사자에 대한 교육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식약처가 마약류취급자뿐 아니라 운반·보관·관리 업무를 맡은 종업원까지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교육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상반기 집중교육에만 의사와 수의사, 약사 등 3140명이 참여했다. 마약류의 불법 유출과 오남용을 막으려면 처방과 조제, 보관, 보고 등 모든 단계에서 취급자의 책임과 관리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
예방교육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단순히 몇 명이 수강했는지, 몇 회 교육했는지를 성과로 제시해서는 부족하다. 교육을 받은 뒤 위험인식과 거절 능력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실제 오남용 행동이 줄었는지, 대상별로 어떤 교육 방식이 효과적인지를 지속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가 낮은 프로그램은 개선하고, 성과가 확인된 교육은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
마약 문제는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예방교육은 조기 발견과 상담, 치료, 재활, 사회복귀로 이어지는 종합적인 대응체계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이미 중독에 빠진 사람을 범죄자로만 바라보지 않고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인식하는 사회적 전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마약 예방교육의 목적은 단순히 마약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주입하는 데 있지 않다. 국민이 위험한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거절하며, 도움이 필요할 때 주저하지 않고 전문기관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 정부는 이번 인식 개선 결과에 만족하지 말고, 예방교육을 일상 속에서 반복되고 지속되는 국가적 안전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