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아우라 정혜윤 대표 일생일사(一生一死)는 우주의 철칙이다. 이 세상에 생명이 있는 존재라면 사람이든 짐승이든 식물이든 모두 한 번 태어나고 한 번 죽는다. 아무리 세상이 발전하고 첨단 과학이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시대라 해도 이 철칙만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의술의 발달로 생명을 조금 더 연장할 수는 있을지언정 영생을 누릴 수는 없다. 결국 인간은 누구나 삶의 끝을 향해 걸어간다. 다만 살아가는 동안 행복할 것인가, 불행할 것인가는 각자의 몫일 것이다. 옛말에 “삶은 하늘이 주신 것이고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에는 벼슬을 하고 부유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 궁핍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사람뿐이랴. 짐승들 또한 어떤 녀석은 부잣집 애완동물로 선택되어 평생 호강 하며 살고, 또 어떤 녀석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식용으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흔히 “사람이나 짐승이나 타고 난 사주팔자대로 산다”고 쉽게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다가 가는가에 있다. 우리는 흔히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말을 한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뜻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 두 손을 꼭 쥐고 태어나지만 죽을 때는 손을 펴고 떠난다고 한다. 결국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손에 무언가를 더 쥐려고 한다. 재물을 쥐고, 권력을 쥐고, 명예를 쥐고, 욕심을 쥔다. 이미 두 손 가득 쥐고 있으면서도 또 하나를 더 움켜쥐기 위해 경쟁하고 다투며 때로는 양심마저 내려놓는다. 그러나 끝내 떠나는 순간에는 그 어떤 것도 가져갈 수 없다.
어쩌면 사람이 살아가는 일이 힘들고 버거운 이유도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어차피 빈손으로 갈 인생인데 양손에 너무 많은 것을 움켜쥐려 하기 때문이다. 손을 가득 채우려 할수록 마음은 더 가난해지고 삶은 더욱 무거워진다.
일찍이 세기의 철학자이자 예술가이며 종교 지도자였던 솔로몬 왕도 세상을 떠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술회했다. 세상의 부귀영화와 권세를 다 누렸던 사람조차 결국 인생의 본질 앞에서는 허 무함을 이야기했다.
어쩌면 인생의 진정한 가치는 다른 곳에 있을지 모른다. 친구와 나누는 따뜻한 찻잔의 향기, 주름진 부모님의 얼굴,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아내의 거칠어진 손길 같은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 의원이신 일면 대종사께서 자주 말씀하시는 ‘행복한 빈손’이라는 말도 결국 여기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 한다. 빈손으로 간다는 사실을 깨닫고 욕심을 비우며, 나누고 베풀며 살아가는 삶 말이다.
한 번뿐인 인생이다. 권력이나 탐욕, 명예의 노예가 되어 스스로 인생을 허비해서는 안된다. 적당한 욕심으로 적당히 만족하며 살되, 주어진 삶 속에서 보람과 의미를 찾고 사람답게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어차피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그러나 어떻게 살았는지는 남는다. 무엇을 쥐고 살았는가보다 무엇을 나누고 갔는가가 더 소중한 삶의 가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