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인공지능(AI)이 암 치료의 보조 수단이 아닌, 임상 현장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공개된 루닛의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번 연구는 AI가 암세포 주변의 미세환경을 분석해 면역 회피 기전을 입증하고, 특정 약물에 반응할 환자를 선별하는 내비게이터로서의 실무 역량을 입증했다.
그간의 항암 치료는 통계적 확률과 의료진의 경험에 의존해 왔다. 루닛의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은 데이터 기반의 정밀 판독으로 치료 성패를 사전에 가늠한다.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 불필요한 투약 고통과 비용을 강요하지 않고, 치료 가능성이 큰 환자에게 기회를 집중하는 방식이다. 이는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은 물론 국가 의료 재정 누수를 막는 실질적인 대안이 된다.
특히 AI 바이오마커의 진화는 차세대 항암제 개발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최근 종근당이 미국 임상에 돌입한 ADC(항체-약물 접합체)와 같은 정밀 타격형 신약일수록, 어떤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할지 결정하는 '선별 기술'이 곧 신약의 경쟁력이 된다. 원료의약품 개발부터 분석 기술까지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AI는 신약 개발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임상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가장 확실한 엔진으로 기능하고 있다.
AI의 활약은 항암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신생아의 극소량 혈액으로 질환을 판독하는 노을의 솔루션이나, 방사선 피폭량을 절반으로 줄이며 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한 분당서울대병원의 사례는 AI가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진단과 치료를 아우르는 의료 전 영역에서 AI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표준이다.
관건은 기술의 현장 안착이다. 뛰어난 기술도 진료실에서 쓰이지 못하면 사장된 성과일 뿐이다. 정부와 보건당국은 국내 기업들이 확보한 AI 기술력이 제도권 내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유연한 수가 체계를 마련하고 정책적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한국의 AI 의료 기술은 이미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인했다. 이제는 실험실의 성과를 환자의 침상으로 연결하는 생태계의 결단이 필요하다. 정밀 의료 시대, 암 정복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