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들, 일하다 쓰러져 사망까지…'왜?'

김동주 기자 / 기사승인 : 2023-03-28 07:32:09
  • -
  • +
  • 인쇄
정규직 사업장서 하청 노동자 일하다 숨져

[메디컬투데이=김동주 기자]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가 업무 중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거나 사망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운동본부와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지난 21일 오전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하청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을 묻는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3월 9일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신 모씨가 사망했다. 신씨는 지난달 27일 노·사·정이 모여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하던날 현장에서 쓰러졌고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이 돌아오지 못하고 숨졌다.

고인은 하청업체 영진 소속 노동자로 유가족은 고인의 죽음 원인을 밝히려 하청업체에 근무시간표·급여명세서·작업지시서·작업일보·근로계약서·건강검진기록표 등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근무시간표를 제외한 자료는 주지 않고 있다.

이에 신씨 유가족은 이진상규명을 요구하며 현대중공업 정문 맞은 편에 빈소를 차렸다.

노조는 “재해자가 일하다 쓰러진 장소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던 가공소조립1부 2베이 소조립장이었다. 재해자는 하청업체 소속이었지만 정규직 작업장에서 일했고 쓰러진 재해자를 발견한 동료도 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이는 엄연히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하다 죽어도 원하청 사측 모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는 현대중공업에 누가 일하러 온단 말인가”라며 “하청업체 대표는 물론 정규직 작업장에서 불법적으로 일을 시킨 하청노동자가 죽었음에도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고 있는 현대중공업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장본인들”이라고 주장했다.

신씨의 사망 다음날인 지난 10일에는 건조부서에 속해 일하던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A씨가 또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노조는 최근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지고 사망하는 하청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유족들의 바람은 큰 것이 아니다. 고인을 죽게 만든 장본인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태도만 있다면 언제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하청업체 도급으로 진행된 일인 만큼 우리가 이에 대해 따로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

[저작권자ⓒ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휴대전화 만들다 백혈병 걸린 청년 근로자···"삼성, 지원대책 마련해야"
산재 노동자 36%, 산재보험 특정감사 이후 부당 처우 경험
평택 시디즈 사업장서 30대 근로자 끼임 사고로 사망···중대재해법 조사
반도체 공장 근로자 ‘태아 산재’ 첫 인정
6년간 5배 증가한 '소음성 난청' 산재…정부, 제도 개선 나선다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