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차승진
사진 차승진

그 좋았던 시간은

- 차 승 진 -
 

콕 집어 무어라 말할 수 없는
흐렸다 맑았다 하는 여름 날씨처럼
지나간 달력을 넘겨본다
몇 개의 붉은 동그라미가 희미하게
표시되어 있고
가위표 모양으로 그려져 있는
덜컹거리던 날도 있었던,
시간의 행간으로 들어가 보면
엔돌핀 솟는 그런 날
아이들과 어느 섬으로 가는 여름 휴가지
목포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내의 분주한 손놀림
그때
야멸차게 날아오는 한마디!
|도대체 뭐 하는 거냐...고,
섬으로 가는 배편의 짤막한 시간
소스라쳐야 할 내가
햇빛의 온도를 받아 달아오르는
얼굴
하필 그 시간에 나는 왜 아다지오로
모자(帽子)를 찾았을까
가까스로 배를 잡아타고,
넘실대는 푸른 물결 바라보는 데
열 받은 머리통 식지 않아
뚜껑을 열어도 달아오르는
뜨껀 한 열기, 그래그래그래
바로 그날이 섬으로 가는
참 좋았던 시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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