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라고는 하지만 올해는 정말 이상한 기후이다. 이미 5월부터 더워지기 시작한 날씨가 자꾸만 더워진다. 더구나 오랜 가뭄(충청지방)으로 농작물의 작황 상태도 좋지 않다. 퇴직 후 옥천에 작은 야산을 사서 운동 겸 소일거리로 산자락에 밭을 일구어 고추와 감자, 상추 등을 재배하는 지인의 말을 들으면 밭이 사막처럼 말라 작물이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비’ 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실감이 난다.

가뭄도 가뭄이지만 정말 숨이 막히는 더위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예년 같으면 이제 여름이 시작됐나 하는 6월 중순에 수은주는 매일 매일 32-5° c를 오르내렸다. 앞으로 다가올 삼복더위가 걱정이 된다. 어쩔 수 없이 선풍기를 꺼내 틀어 보지만 시원함보다는 짜증이 앞선다. 좀 더 시원해 볼 양으로 에어컨의 플로그를 콘센트에 꽂아 보지만 이내 다시 빼고 만다. 혼자 있는 집에 감히 에어컨을 가동하기가 용기 나지 않는다.  ‘나라도 좀 참아 CO2를 줄여야겠다’는 사명감도 든다.

일기예보에서는 남부지방부터 장마가 시작됐다고 한다. “장마‘하면 그 꾸적꾸적 함에 얼굴이 찌프러졌는데 올해는 아니다, 괜히 반가운 생각이 든다. 그나마 장마라도 있어 마른 땅을 적셔주길 고대해 본다.

장마보다는 매일 매일 치솟는 물가에 올여름을 어떻게 나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어디 여름뿐이랴. 가을, 겨울 도대체 걱정의 연속이다. 과학과 문화가 발달하고 농업기술이 발달한 이 현대 사회에서 먹고 살 일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헌법 제34조 ①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는 말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먹고 사는 문제로 걱정해야 하는 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것인지 법학자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서민 음식인 짜장면, 칼국수 한 그릇도 부담이 되어 사 먹기 어렵다. covid19로 막혔던 대인관계가 열리게 되어 어쩌다 친구를 만나면 삼겹살에 소주 한잔도 먹기가 겁이 난다. 필자가 사는 동네에서는 지난 3월 삼겹살 1인분이 12,000원, 5월에 13,000원, 엊그제 가보니 15,000원이다. 식당 주인도 울상이다. 사료값이 올라 고깃값이 올라서 자신들도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기름값은 매일 올라가고 있다.

원인도 많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어난 전쟁으로, 유례없는 미국의 지난해 가뭄과 식량 문제, 석유 문제, 그 외 각국의 수출 조절의 무역 정책, 화물 수송 차질, 고환율 등이 봇물 터지듯 동시다발적으로 터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 덥다. 그나마 그 더운 하짓날(6월 21일) 누리호가 3000° c의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향했다. 세계 일곱 번째의 우주 개발국으로 등록되는 날이었다. 중계되는 화면을 보며 3000° c나 되는 그 화염이 뜨겁다고 느끼기보다는 시원함으로 보인 것은 답답하게 얽힌 마음을 풀어주기 때문은 아니었는지...... . 이어서 정상 작동의 교신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정말 장한 일이다. 어렸을 때 미국과 소련이 우주선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저 공상과학 소설 같이 생각됐는데, 그 어려운 일을 우리기술로 해냈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 온몸이 시원해지는 소식이다.

역대 최고라는 6월 더위, 이제 7월이다. 더 더워진다. 뉴스에서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올랐다고 전한다.  탈원전 어쩌고 하더니 서민만 죽을 고생이다.  covid19로 어려워진 살림을 위해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었다. 소상공인들에게 손실보상금을 주었다. 그렇다면 이 더운 여름 에어컨이라도 마음 놓고 사용하게 전기요금을 깎아주던가 아니면 ’무더위 보상금’이라도 줘야 되는 것은 아닌가?

저작권자 © 뉴스포르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