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 개최
국립고궁박물관,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 개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5.1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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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시실, 5.19~8.15
궁중 현판 81점, 관련 유물 100여 점 전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던 우리나라 역사 속 궁중 현판이 대중 앞에 모습을 선보인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인규)이 5월 19일부터 8월 15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을 개최한다.

▲3부 전시 공간, 궁중 현판 연출 (사진=문화재청 제공)
▲3부 전시 공간, 궁중 현판 연출 (사진=문화재청 제공)

2018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됐던 81점의 궁중 현판과 국보 『기사계첩(耆社契帖)』 등 관련 유물을 포함해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각자장(刻字匠)이 사용하는 작업 도구 등 총 100여 점의 전시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머리말(이하 프롤로그) ‘궁중 현판, 우리 곁으로 내려오다’, 1부 ‘만들다’, 2부 ‘담다’, 3부 ‘걸다’, 마무리(이하 에필로그) ‘현판, 시대를 넘어 함께하다’ 등 총 5부로 구성됐다.

프롤로그 ‘궁중 현판, 우리 곁으로 내려오다’에서는 일제강점기부터 훼손된 궁중 현판이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되기까지의 역사를 영상으로 기획해 선보인다. 또한, 근대사의 상징적인 공간이었던 경운궁(현 덕수궁)의 정문에 걸렸던 ‘대안문(大安門) 현판’을 전시하면서,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 ‘크게 편안’하기를 바랐던 당시 사람의 소망을 전한다. ‘대안문(大安門) 현판’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현판 가운데 가장 큰 현판(124x374cm) 이다.

▲대안문 현판
▲대안문 현판 (사진=문화재청 제공)

1부 ‘만들다’에서는 현판의 글씨와 재료, 제작 기법을 보여준다. 현판 제작의 전통을 이어가는 장인을 조명한다. 현판은 각자장, 단청장 등이 만들었는데, 이들의 전통적인 제작 방식을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리고 왕부터 당대 명필, 내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이 참여한 현판 글씨도 소개한다. 이 가운데 특히 당대 명필인 한호(韓濩, 1543~1605년)가 쓴 ‘의열사기(義烈祠記) 현판(1582년 제작/백제 의자왕 때와 고려 공민왕 때 충신을 모신 사당인 의열사의 내력을 새긴 현판)’은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현판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2부 ‘담다’는 왕도 정치의 이념이 드러난 현판을 내용적인 면에서 네 개의 주제로 나누어 조명해보는 전시공간이다. 성군(聖君)이 되고자 학문에 매진하는 왕과 세자의 모습, 백성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인륜을 가르치기 위한 교화(敎化)의 노력 등을 현판 속 내용으로 정리하고 되돌아보는 자리를 만든다.

▲연못을 바라보며 쓴 시를 새긴 현판
▲연못을 바라보며 쓴 시를 새긴 현판  (사진=문화재청 제공)

3부 ‘걸다’는 다양한 기능의 궁중 현판을 한 벽면에 연출한 전시 공간이다. 각기 다른 역할을 한 현판들이 한 벽면에 걸린 모습은 관람객에게 압도적인 공간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현판은 왕이 신하에게 내린 명령과 지침, 관청의 업무 정보와 규칙, 소속 관리 명단과 업무 분장을 알리는 등 당시에 게시판이나 공문서 같은 기능을 했다. 또한, 왕의 생각과 감정을 공공에 드러내는 매체로도 활용해 왕의 개인적인 감회나 경험을 읊은 시를 새긴 현판도 볼 수 있다. 현판을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하였던 당시 조선 왕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에필로그 ‘현판, 시대를 넘어 함께하다’는 우리 주변에 걸려있는 현판의 모습과 그 안에 가치를 담아 지켜나가는 사람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소개한다. 과거와 현재에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는 소통의 욕구를 생각하게끔 한다.

▲망묘루 제사에 참석하지 못한 심정을 기록한 현판
▲망묘루 제사에 참석하지 못한 심정을 기록한 현판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 전시는 영상, 만화, VR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관람객들이 현판을 보다 감각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기획됐다.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창덕궁과 창경궁의 배치도인 <동궐도>를 배경으로 관람객이 직접 현판의 글씨를 디지털 기술로 쓸 수 있는 공간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조선 왕실과 지배층이 국가를 번성시키고 조화로운 정치를 펼치기 위한 소망을 현판에 담았음을 이해하고, 오늘날 자신의 공간에 대한 꿈을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