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시대가 오고 있다 ① 인간과 동물처럼 움직이는 미래형 로봇
로봇의 시대가 오고 있다 ① 인간과 동물처럼 움직이는 미래형 로봇
  • 정옥희 기자
  • 승인 2022.07.0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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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내외방송=정옥희 기자) 인간의 삶을 바꿀 핵심 기술로 ‘로봇’이 급부상하고 있다. 로봇 만화영화에서 나오는 상상력까지는 아닐지라도 로봇이 택배상자를 들고 길거리에 걸어다니고 공장에서 인간을 대신해 어려운 일을 대신하는 등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현재 로봇산업은 제조현장에서의 스마트팩토리 협동로봇, 물류로봇을 비롯해 서비스 로봇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촉진된 일상의 변화가 매장, 호텔, 식당 등을 중심으로 로봇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산업현장 공정 자동화나 AI 의료시술 등 주목할만한 연구성과를 통해 더욱 건강하고 윤택한 미래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모아진다. 서비스 로봇 시장의 확대는 각종 통계 수치로도 확인 가능하고, 대기업의 로봇 시장 진출도 본격화되는 추세다. 이커머스(e-Commerce)의 확산, 인구 고령화 및 노동 인구 부족, 스마트팩토리 보급,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인접 기술의 발전 등이 로봇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호에는 주로 보행 로봇 기술과 산업을 위주로 살펴봤다.

애질리티 로보틱스의 7월 2족 보행 로봇 캐시
애질리티 로보틱스의 7월 2족 보행 로봇 캐시

 

휴머노이드형 2족 보행 로봇 ‘캐시’와 ‘디지트’

기계학습 2족 보행 로봇 ‘캐시’

미 오레곤 주립대(OSU) 스핀아웃업체인 애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가 2019년 휴머노이드형 2족 보행 로봇 ‘디지트’(Digit)가 물류창고에서 물건을 꺼내 옮기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2021년 7월 2족 보행 로봇 ‘캐시’(Cassie)가 대학캠퍼스 실외 5km를 53분만에 완주했다고 테크익스플로어가 보도했다. 올해 4월에는 R&D를 가속화하고 로봇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시리즈B 펀딩에서 1억 5000만 달러의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캐시 로봇은 아트리아스(ATRIAS)를 업그레이드한 실외 지형을 달리는 걸음걸이 제어에 기계학습을 사용한 최초의 2족 보행 로봇이다. 오레곤 주립대 캠퍼스에서 테더링 없이 배터리 한 번 충전으로 5km를 완주했다. 5km 보행에서 캐시가 기록한 총 53분 3초에는 두 차례 넘어져 약 6분 30초의 재설정 시간도 포함됐다. 캐시 로봇은 달리기, 제자리 뛰기, 계단 오르내리기 같은 기술을 열어 주는 강력한 인공지능(AI) 방법인 심층강화학습 알고리즘으로 달리기한다.

달리기에는 위치를 바꾸거나 움직이는 동안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동적 균형잡기가 요구된다. 또한 이동 중에도 직립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무한히 미묘하게 자세를 조정하는 법도 적용됐다. 캐시 로봇은 실제 타조처럼 자연스럽고 민첩한 동작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캐시 로봇은 골반 부분에 3자유도를 부여해 로봇의 전진, 후진, 측면 보행을 할 수 있고, 양쪽 다리를 돌릴 수 있으며, 계속 움직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자리에 서서 지탱할 수 있으며, 폭우에서도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애질리리 로보틱스는 캐시를 문 앞 배송로봇뿐 아니라 의료용 보조장치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애질리티 로보틱스는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사람들의 집 문 앞까지 물건을 배달할 수 있는 2족 보행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계단을 비교적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는 캐시 신버전을 개발하고 논문 발행 전 공개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게재했다. 이 논문은 ‘2021 RSS 로보틱스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애질리티 로보틱스 휴머노이드형 2족 보행 로봇 디지트
애질리티 로보틱스 휴머노이드형 2족 보행 로봇 디지트

물류창고 라스트 마일 배송 위한 ‘디지트’

디지트는 2019년 포드자동차 라스트 마일(last mile,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배송되기 마지막 단계)에서 시험용으로 적용한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 애질리티 로보틱스는 그동안 디지트을 주로 연구용으로 개발해왔는데, 동영상에서 디지트는 물류창고에서 능숙하게 물건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고, 선반에서 물건을 꺼내는 등 실제 사람처럼 동작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당장 실제 노동현장에 투입돼 물건 위치에 따라 무릎을 굽히기도 하고, 팔을 높이 들어 올려 제자리에 두기도 하며, 약 20kg까지 물건을 들 수 있다.

디지트 로봇은 애질리티 로보틱스가 예전에 개발했던 이족 보행 로봇 캐시와 비슷하지만, 가슴과 팔을 갖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영상에서 디지트는 사람의 동작처럼 자연스럽게 선반에 놓인 물건을 집기 위해 몸을 쪼그리는 자세를 취하거나 선반에 상자를 제대로 놓기 위해 살짝 밀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애질리티 로보틱스는 디지트가 앞으로 물류창고에서 사람과 협력하면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애질리티는 포드자동차에 디지트 2대를 라스트 마일 배송을 위한 연구용 로봇으로 공급한 바 있다.

애질리티 로보틱스 공동창업자이기도 한 조나단 허스트 교수는 과학기술매체 IEEE 스펙트럼을 통해 애질리티 로보틱스가 배송, 원격영상회의,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큰 계획을 갖고 있으며, 물류 및 배송 분야에서 변화를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행로봇이 언젠가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될 것이고, 2족 보행 로봇은 택배와 같은 물류 업무 외에도 결국 자기 집에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지능과 안전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위스-마일의 애니멀
스위스-마일의 애니멀

 

한 대학 스핀오프기업이 만든 ‘애니멀’과 ‘스위스-마일’

해발 고도 1000m가 넘는 산에 오른 ‘애니멀’

네 발이 달린 로봇개가 사람의 도움 없이 해발 고도 1000m가 넘는 산을 올라 화제다. 애니멀(ANYmal)이 스위스 취리히 남부지역의 에첼산을 등반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ETH Zurich) 연구진은 올해 1월 애니멀 로봇이 해발 1098m의 에첼산을 948m 지점에서 출발해 31분간 하이킹하면서 수직거리 120m 정도를 오르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를 통해 밝혔다. 하이킹 도중 애니멀 로봇은 돌길과 가파른 계단, 미끄러운 풀밭과 나무뿌리가 드러난 숲 등 다양한 지형을 거치며 한 번도 넘어지거나 실족하지 않았다. 등산객보다 4분 정도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성과는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새로운 제어기술 덕분에 가능했다. 사람이나 동물은 시각 정보 외에도 다리로 느껴지는 감각을 통해 지형을 파악한다. 애니멀 역시 발달한 다리의 센서로 촉감 정보를 수집하고 카메라로 시각 정보를 포착한 뒤 이를 결합해 험한 길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애니멀은 라스트 마일 배송, 주요 시설의 검사 및 모니터링 등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며, 지진이나 산불과 같이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재난 현장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사람+자동차+개 결합한 ‘스위스-마일’

바퀴가 달린 다리로 도로를 누비는 네 발 로봇도 등장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 스핀오프기업인 ‘스위스ꠓ마일’(Swiss-Mile)이 자동차, 4족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 3가지 모드로 변신하는 4족 바퀴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마일의 발에는 바퀴가 달려 애니멀보다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최대 시속 22㎞의 속도로 질주하는데, 자전거의 평균 속도(시속 15㎞)보다 빠르다. 스위스-마일이 다리에 바퀴를 달고 몸체가 더 길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애니멀과 똑같지만, 바퀴를 이용하므로 이전보다 이동방식이 훨씬 다양하다.

네 바퀴를 이용해 자동차처럼 주행하는 것은 물론, 네 발 동물처럼 걸을 수도 있고, 사람처럼 몸을 세워 두 팔을 쓸 수도 있다. 4족 보행 로봇 애니멀의 다리에 4개의 바퀴를 부착해 로봇이 바퀴 로봇과 다리 로봇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이 로봇은 자동차 모드에선 지면을 자동차처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이동 중 장애물이나 계단을 만나면 일반적인 4족 보행 로봇으로 변신해 장애물을 피하고 계단을 오르내린다. 이 로봇은 이동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라이다 센서, GPS 등을 탑재하고 있고, 한 번 충전에 90분 동안 작동할 수 있으며, 최대 50㎏ 무게의 짐을 실을 수 있어 택배 로봇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변신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스위스-마일이 주변 지형이나 환경에 맞춰 이동 방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드론이나 차량형 배달로봇보다 라스트 마일 배송에서 더 효율적일 것으로 기대했다. 예컨대, 이론상 두 발로 서서 선반에 있는 짐을 들어 등에 실은 뒤 바퀴를 이용해 목적지까지 빠른 속도로 이동해서는 바퀴를 잠그고 네 발로 집 앞 계단을 올라가 다시 두 발로 서서 현관 초인종을 누르는 일을 로봇 혼자서 모두 해낼 수 있다. 90분간 이동거리가 약 30km인 점을 감안하면 10km 거리 내 배달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 4족 로봇 맥스
텐센트 4족 로봇 맥스

 

순찰, 보안, 구조분야 로봇개 ‘맥스’

뒤로 공중제비하는 등 자유자재로 움직임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멀티모드 4족 로봇개를 정식으로 출시했다. 중국 언론 잔장즈자에 따르면 텐센트가 실제 개처럼 걷고, 뛰고, 뒷다리로 설 수도 있는 로봇개 ‘맥스’(Max)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이 로봇개는 다리 관절에 바퀴가 장착돼 있어 모드를 변경해 장애물을 뛰어넘거나 오르거나 평평한 표면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며, 텐센트가 처음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이 로봇은 텐센트의 로보틱스 X(Robotics X) 실험실에서 개발했다. 맥스의 가장 큰 특징은 발 바퀴 일체형 디자인으로 환경에 따라 발 모양의 동작과 바퀴가 있는 동작 등 다양한 이동 모드를 동시에 결합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형태를 치환할 수 있다. 텐센트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로봇개 맥스는 막대나 지상의 장애물을 뛰어넘기도 하고, 뒤로 공중제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험난한 도로에서도 넘어진 후에도 일어서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갈 수 있다.

바퀴로 이동할 때 속도를 수 배 높일 수 있다. 특수 휠 구조를 설계해 평평한 표면에서 달릴 수 있는 최고 속도를 25km/h까지 높였다. 두 동작 사이의 전환은 약 20g에 불과한 미니 선형 모터에 달려 있다. 다리 무게를 증가시키지 않고 무릎 마스터 모터가 동시에 두 가지 동작의 구동원으로 작용한다. 이때 에너지 소비는 기존 방식보다 50%이다. 텐센트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시스템 프레임을 통해 정밀한 신경망 시스템을 갖춰서 밀리초급 힘 제어가 가능하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시스템의 지연을 크게 낮췄다.

이전 로봇개보다 업그레이드된 버전

텐센트는 앞서 로봇개 자모카(Jamoca)를 선보인 바 있으며, 자모카에 쓰인 로버스트 컨트롤 알고리즘이 맥스에도 접목돼 균형, 반응 및 조정능력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션 계획 및 제어알고리즘에서 맥스는 자모카의 제어알고리즘을 이어받았지만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맥스는 자체 개발한 로버스트 컨트롤(Robust control)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평균 계산 소요시간이 0.3ms 미만이다. 넘어졌을 경우 스스로 회복하는 기능을 갖췄으며, 심하게 넘어졌을 때도 스스로 회복해 정상적으로 동작이 가능하다.

맥스는 바퀴 달린 움직임을 위해 NLMPC(Nonlinear Model Predictive Control:비선형 모델 예측제어) 알고리즘, QP(Quadratic Programming:비선형 계획법 또는 2차 계획법) 최적화, 온순 제어알고리즘 등을 융합해 발 스타일에서 바퀴 스타일 모션으로 전환, 부드러운 스케이팅 및 탐색, 정지가 가능하고, 바닥에 엎드린 상태에서 두 앞바퀴로 일어나는 동작 등 다양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자모카 내부에는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강력한 눈과 발 보정을 달성할 수 있는 전면 카메라가 있다. 중국 기업정보 플랫폼 치차차에 따르면 텐센트는 2020년 ‘로봇개’ 관련 특허 여러 건을 출원하는 등 관련기술을 개발해왔고, 바퀴 달린 로봇 올리를 비롯해 바둑을 둘 수 있는 로봇 특허(기계팔 장치와 스마트 바둑을 둘 수 있는 로봇)를 공개한 바 있다. 앞으로 로봇개 맥스는 순찰, 보안, 구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센토 로보틱스
아센토 로보틱스

 

완전자율주행 로봇 ‘어센토 프로’

장애물 통과해 최대 8시간 배달 가능

미 과학전문 매체 뉴 애틀러스 등에 따르면,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취리히)의 자회사 어센토 로보틱스는 최근 어센토 프로(Ascento Pro)라는 이름의 최신형 두 바퀴 달린 완전자율주행 로봇을 공개했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속 2족 보행 로봇 AT-ST 워커를 축소한 바퀴 달린 아기처럼 생긴 로봇은 바닥이나 도로와 같은 평평한 표면을 따라 움직이기 위해 해당 바퀴를 따라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면서 한 번 충전에 최대 8시간 동안 배달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 로봇은 한 쌍의 관절형 다리가 끝부분에는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자전거 스타일의 바퀴가 특징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지형에서 나란히 주행하는 두 대의 외발자전거와 유사한 방식으로 회전할 수 있으며, 계단 등 장애물이 발생하면 멈춰 서서 몸을 숙여 스프링이 장착된 다리를 앞뒤로 점프해 지형 장애물도 극복할 수 있다. 또한 점프를 반복해 계단 위로 꾸준히 올라갈 수도 있다. 실수로 무언가에 부딪히거나 밀려나도 직립 상태를 유지한다. 게다가 이 로봇은 도약을 반복해서 계단을 오르내릴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방식을 반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로봇은 장애물을 통과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 모델로 기능성 향상

기존 모델과 달리, 이번 모델은 내장 카메라와 LED 헤드라이트 그리고 라이다 센서를 조합해 경로를 탐색하고, 완전자율주행 모드를 기본적으로 탑재해 사용자가 목적지를 지정하면 원하는 곳까지 알아서 이동한다. 또한 충전소로 복귀해 본체 하부에 있는 포트를 통해 스스로 충전하는 기능도 있다. 이 로봇은 효율성이 높아 먼 거리까지 물건을 배달할 수 있고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어 기존 로봇이 갈 수 없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 또한, 기존 모델보다 바퀴가 더 커 안정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최대 속도도 시속 8㎞에서 12㎞로 더 빠르다.

뿐만 아니라 더 큰 배터리를 장착할 수 있어 기존 작동시간인 1.5시간의 5배 이상인 8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배터리를 제거하고, 필요한 경우 방금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해서 사용시간을 더 늘릴 수 있고, 대기시간에는 전력을 아끼기 위해 앉아 있을 수도 있다. 이 로봇은 앞으로 배달 대행업무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인 용도로는 검사, 감시, 음식 및 우편물 배달, 병원 내 실험실 샘플 운송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그룹 무인 모빌리티 타이거 TIGER X-1
현대자동차그룹 무인 모빌리티 타이거 TIGER X-1

 

로봇 시장의 새 강자, 현대차그룹+보스턴다이내믹스

자동차와 로봇 결합한 지능형 지상 이동로봇 ‘타이거’

지난해 2월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기술의 융합을 통해 변신하는 지능형 지상 이동로봇 ‘타이거(Transforming Intelligent Ground Excursion Robot, TIGER)’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처음 공개했다. 2019년 CES에서 공개했던 ‘걸어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와 유사한 모듈형 플랫폼 구조를 갖췄지만, 타이거는 좀 더 작은 몸집에 화물만 적재할 수 있다. 차나 사람이 다닐 수 없는 험지나 재난 현장, 화성 탐사 등에 투입할 목적으로 ‘자동차’와 ‘로봇’을 결합해 개발중인 이동수단이다.

그룹 산하의 미래 모빌리티 담당조직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New Horizons Studio)에서 개발한 타이거의 첫 번째 콘셉트 모델은 X-1으로, X는 실험용(Experimental)을 의미한다. 타이거는 길이 약 80cm, 폭 약 40cm, 무게 약 12kg에 4개의 다리와 바퀴가 달린 소형 무인 모빌리티다. 로봇 다리로 상시 수평을 유지할 수 있어 평탄한 지형에서는 4륜 구동 차량이 돼 바퀴로 달리고, 험로와 극지 등 노면의 상태가 불규칙한 공간에서도 네 발 달린 로봇으로 변신해 걸어다닌다. 드론과 같은 무인항공기(UAV)와 결합해 먼 거리로 날아가 ‘라스트 마일(최종 목적지까지 이동)’ 배송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전기차처럼 로봇 하부는 배터리팩을 깔고, 상부에 섀시 등을 얹어 모양을 잡았다. 또한 차체 내부에는 별도의 화물 적재실을 갖춰 물품 보호기능을 강화했으며 거칠고 불규칙한 지형에서 보급품을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다. 타이거의 차체는 다양한 센서를 활용한 과학 탐사 및 연구, 응급구조시 긴급 보급품 수송, 오지로의 상품 배송 등 일반 차량으로는 어려운 다목적 임무 수행에 적합하게 설계됐으며 전진과 후진뿐만 아니라 좌우로도 쉽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대칭적인 디자인(Symmetric Design)’ 구조를 갖췄다.

보스턴다이내믹스 통한 그룹의 청사진

사재 2400억원을 투자하면서 로보틱스 사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정의선 회장은 2020년 미국 로봇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청사진을 그려 나가기 시작했다. 4족 보행 로봇 ‘빅 도그’ ‘스팟’, 2족 직립 보행 로봇 ‘아틀라스’ 등 로봇을 개발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사업의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제조업 강점이 있는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 시장을 선점하면 제조부터 서비스까지 연관사업 부문에서 높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 글로벌 네트워크를 토대로 ‘물류로봇 상용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최대 국영선사인 ‘페스코’(FESCO)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스트레치를 하역작업과 세관검사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7월 중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로봇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족보행 로봇 ‘스팟’의 경우 미국 소방 현장에 투입되는 등 사업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복잡한 파쿠르 코스 완벽하게 소화한 ‘아틀라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로봇 개발회사를 꼽는다면 주저 없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단연 독보적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이후 지난해 8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공식 유튜브를 통해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Atlas)가 계단 오르기부터 장애물 건너뛰기, 외나무다리 오르기, 경사면 돌면서 넘기 등 복잡한 파쿠르 코스를 통과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두 대의 아틀라스는 약 1분간 이 모든 단계를 가볍게 완주하며, 마지막에는 백덤블링을 마친 뒤 빅리그 투수처럼 팔을 들어올리는 동작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동영상에 대해 IEEE 스펙트럼은 기존의 아틀라스 로봇이 주로 하체를 활용하는 데 반해 새로 선보인 아틀라스 로봇은 상체를 적극 활용해 난이도가 높은 동작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 아틀라스가 기존 로봇보다 주변 인식능력을 더욱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아틀라스 연구팀 리더인 스콧 쿤더마스는 “몇 달 동안 엔지니어들의 노력으로 완성된 것 치고는 오류가 많다”며 한 예로 외나무다리를 오를 때 무릎이 구부러지는 모양이 인간의 신체와 다른 점과 백덤블링 후 팔 동작이 어색한 부분을 꼽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물류로봇 스트레치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물류로봇 스트레치

올해 생산량 이미 매진된 물류로봇 ‘스트레치’

IT 전문지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2022년 생산량 주문이 끝난 상황에서 물류로봇 ‘스트레치’(Stretch)를 앞세워 유럽 로보틱스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지난 4월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독일 등 유럽 시장에서 스트레치 예약 판매 접수를 시작했다. 스트레치는 다관절 로봇팔이라는 단순 형태를 가진 창고 및 물류센터용 로봇으로 창고 내부를 돌아다니며 제품을 내리거나 옮긴다. 약 23kg의 상자를 시간당 최대 800개까지 이동시킬 수 있다.

특히 스트레치는 전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고 장애물과 경사로 탐색이 가능하다. 또 팔 동작의 자유도가 사람 수준인 ‘자유도7’로 트럭 및 컨테이너 안쪽까지 팔이 닿아 넓은 작업 공간을 확보한다. 스트레치는 시험형 물류로봇 ‘핸들’(Handle)의 후속 모델로 1년간의 추가 개발과 개량 과정을 거쳐 상용화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로봇 팔 옆에 부착된 센서로 컨테이너의 장애물과 화물 위치를 모두 스캔한다. 또 자율주행으로 내부를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변화하는 시설 내부 구조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예약 접수순서를 토대로 내년부터 ‘스트레치’를 업체에 배송하고 오는 2024년까지 이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트레치는 얼리어답터 고객의 높은 수요 속에 이미 2022년 수주는 종료되었으며, 2023년과 2024년 생산분 예약을 접수하고 있다. 기존 생산된 물량 전체는 지난해 공급 계약을 체결한 DHL을 비롯해 GAP와 H&M 등에 우선 공급된다. 앞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 1월 DHL과 1500만 달러(한화 약 180억원) 규모 스트레치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3년간 DHL서플라이체인에 스트레치를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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