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영규 급식안전 “싸고 좋은 물건은 없어요”
[인터뷰] 최영규 급식안전 “싸고 좋은 물건은 없어요”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2.05.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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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친환경유통센터 급식안전팀장 인터뷰
영양교사·학부모와 산지 현장 견학
농사짓는 수고로움 직접 느끼게 해

서울 학교 1354개 중 1047개에 급식자재 제공

올해는 작년보다 11개교 더 늘어...코로나 완전 극복 

'편리성, 안전성' 최고...학교에 입소문 나 

이중 삼중 '철통 검사'로 안전만큼은 '대한민국 최고' 자부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최영규 서울친환경유통센터 급식안전팀장은 “급식 식자재 안전성만큼은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대한민국 최고”라고 자부했다.

한 대에 2억원이 넘는 검사장비를 40대나 들여놓고 시시때때로 들여다보니 한 치의 흐트러짐이 있을 수 없다는 것. 게다가 산지 농업현장까지 불쑥 나가 밭에서 뽑은 채소를 점검하는 일도 센터의 중요 업무다.

최 팀장은 직원으로 근무했던 2013년 당시 후방 카메라가 드물던 시절에 협력업체 평가항목에 배점을 넣어 후방 카메라 100% 부착을 실현시킴으로써 식자재 안전 외에 어린이 사고 안전까지 ‘쑥’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안에 조성된 정원 앞에서 최영규 급식안전팀장이 포즈를 취했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안에 조성된 정원 앞에서 최영규 급식안전팀장이 포즈를 취했다.

-센터에 코로나19 후유증이란 애초에 없었던 것 같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까지 하루 113톤 식자재 물량이 들어왔었다. 오늘(5월 13일) 자료 보니까 118톤씩 들어오더라.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했다. 코로나 방역조치가 삼엄했던 2020년도엔 평소 물량의 40%밖에 안 들어왔었다. 작년에 82%, 올해 100%를 상회해 코로나19 후유증을 완전히 극복했다.

-올해 급식신청 학교도 늘었더라.

작년보다 11개교가 늘었는데 숫자만 보면 많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서울시내 학교 1354개 중 기존 (급식)업체들과 유대관계가 있는 300개교는 우리 센터에 오기 쉽지 않은데 그 속에서 11개나 늘었다는 건 굉장한 숫자다.

2010년 개소 당시 270개에서 시작해 매년 100개, 200개, 300개씩 꾸준히 증가해 왔다. 센터가 잘하고 있다고 학교에 소문이 난 결과라고 생각한다. 영양교사님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 센터 칭찬을 해 입소문이 나지 않았나 싶다.

-급식업체가 많은데 센터만의 특·장점은?

편리성이다. 센터에 한 번 신청만 하면 협력업체들이 알아서 정리해주고 뭔가 불편하다고 하면 바로 교체해주든 이행해 주든 클레임 처리를 바로바로 해 준다.

식자재 배송 후 아침 11시까지는 협력업체 팀장들이 학교에 모두 대기한다. 요리하다 전화하면 바로 대파 한단, 무 한 알이라도 사가지고 가서 교체해 주는 시스템이 돼 있어서 무척 편하다. 두 번째는 안전성에 관한 신뢰다. 식자재 전부 안전성 검사를 철저히해 합격품만 가니까 걱정이 없다.

-식자재 안전성 검사는 어떻게 하나.

기본적으로 친환경농산물이든 일반농산물이든 센터에 갖고 오기 전에 '전부 검사'가 원칙이다. 친환경농산물 중에 감자, 당근처럼 저장성 있는 품목들은 생산자단체가 직접 검사기관에 맡겨 받은 시험성적서를 센터에 제출한다.

깻잎이나 상추 등 비저장상 품목들은 유효기간이 길지 않으니까 최소 출하 3일 전에 가져오면 우리가 검사해 합격 여부를 알려준다. 또 만일 물건이 달라질 경우를 대비해 하루 14건을 무작위로 추출해 검사한다. 어떤 협력업체든 이중 삼중의 감시를 받게 된다. 심지어 우리가 불시에 출장을 가 밭에 가서 시료를 뽑아 검사를 또 한다. 안전만큼은 걱정 안 하셔도 된다. 

-안전은 대한민국 최고다.

모든 출하자를 대상으로 품목별 샘플을 채취해 하루 100~120건 검사를 한다. 아침에 ‘오늘 안전성 검사 결과 부적합품 없습니다’ 라는 출고지시를 내려줘야 비로소 배송차가 학교로 출발한다. 다른 곳은 이렇게 하기 쉽지 않다.

한 대 수억원씩 하는 검사 기기를 가락시장에 25대, 강서에 15대 총 40대 갖고 있다. 이 기기로 학교급식 식자재도 검사하고 도매시장 농산물도 검사한다. 학교 클레임이 걸리면 그걸 해결하느라 비용이 더 투입된다. 물건을 다시 사서 갖다주고 하는 비용이 들고 이미지도 안 좋아지고. 그래서 검품을 까다롭게 한다.

-보람 있었던 일.

2013년 센터에서 직원으로 근무했을 때 거의 모든 차량이 후방 카메라 설치를 안했었다. 급식자재 납품업체 선정시 평가항목으로 배점했더니 100% 달더라. 배송기사들도 좋아하고 아이들 안전도 지키고, 보람이 컸다. 하지만 후방 카메라 달았다고 자랑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차량에 ‘후방 카메라 부착 차량’이라고 크게 써 붙여 알렸다. 학교에서도 다들 좋아했다.

-어려운 점은.

학교 영양교사분들, 학부모들과 가격을 두고 항상 견해 차가 벌어진다. 산지에 모시고 가 농사 짓는 현장을 보여드리면 친환경농산물이 생산비가 많이 든다는 걸 인정하시더라. 그 다음부터는 달라지지만 학교측에서 비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한정된 예산으로 식사 제공하려면 어렵긴 하겠지만 ‘싸고 좋은 물건은 없다’는 걸 알아 주셨으면 한다. 가격으로만 생각지 마시고 농사짓는 사람들의 수고와 학교급식 협력업체들의 노고도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유은영 기자you@newsfar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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