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북한 인민군 의료부대원들이 16일 평양에서 의약품 수송 준비를 하고 있다. 2022.05.17.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북한 인민군 의료부대원들이 16일 평양에서 의약품 수송 준비를 하고 있다. 2022.05.17.

“즉각 조치해야… 지원할 준비돼”

北 발열자수, 누적 150만명 육박

백신 北공급돼도 늦었을 가능성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16일(현지시간)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열악한 공중 보건 체계를 감안하면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인데, 더 나아가 북한 당국이 현재 발병 통계를 공개하고 있는 것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전문가 주장도 제기됐다.

◆WHO, 北서 빠른 확산 위험 경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남 케트라팔 씽 WHO 동남아시아 지역사무소 소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이 아직 신종 코로나 백신을 도입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즉각적이고 적절한 대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정보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면서 “WHO는 북한 정부가 전염병에 대응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방역 협력을 비롯한 물자 지원을 약속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백신 공급 프로젝트 코백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코로나 백신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북한 당국에 제공하며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7일(한국시간) 북한 매체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6시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26만 9510여명의 유열자(발열자)가 새로 발생하고 17만 460여명이 완쾌됐으며, 6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말부터 전날 오후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발열자 수는 148만3천60여명이며 그중 81만9천90여명이 완쾌됐으며, 66만3천91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누적 사망자 수는 56명으로 조사됐다.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평양의 약국을 방문해 현지 지도하고 있다. 2022.05.16.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평양의 약국을 방문해 현지 지도하고 있다. 2022.05.16.

◆北 열악한 보건체계 걱정하는 전문가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통화에서 “열악한 북한의 보건 시스템을 고려하면 코로나 발병이 상상한 것보다 더욱 참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해열제인 아스피린과 진통제 등 기본적인 의약품이 부족하고 의료 시설 내 수도, 전기 등도 제대로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더군다나 전체 주민의 절반 가까이가 영양부족을 겪고 있어 고령층 등 취약 계층에서 중증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른 국가보다 더욱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코로나 백신을 도입하지 않으면서 집단 면역이 전혀 형성되지 않은 점은 현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코로나에 노출된 뒤 자연적으로 면역이 생기는 집단 면역을 기대하는 일종의 게임을 하고 있고, 이는 1919년 스페인 독감 당시를 연상시킨다는 게 그의 강조점이다.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의 후진적인 전염병 대응책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전염병에 예민한 북한이 가장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봉쇄와 격리인데 근본적으로 지켜질 수 없는 조건”이라고 거들었다.

북한에 백신이 공급되더라도 접종 시기가 이미 늦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틴 맥키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는 “대북 백신 지원이 실제로 이뤄져도 북한 내 현 코로나 대유행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백신 접종 후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기까지는 몇 주 또는 몇 달이 소요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걸 이유로 내세웠다.

[캘리포니아(미국)=AP/뉴시스]지난 2021년 8월19일 촬영된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 접종 준비 과정.
[캘리포니아(미국)=AP/뉴시스]지난 2021년 8월19일 촬영된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 접종 준비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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