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대표이사 부회장(겸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주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스페셜경제, 메리츠화재]
김용범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대표이사 부회장(겸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주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스페셜경제, 메리츠화재]

[팩트인뉴스제=박현주 기자] 김용범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대표이사 부회장(겸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주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범 부회장이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하면서, 누적 이익잉여금이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지만, 배당을 하지 않는 대신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서 주주가치를 높이고 있어서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1607억원, 순이익은 8548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7.9%(2531억원), 29.3%(1939억원) 각각 늘었다.

보험영업이익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로써 김용범 부회장은 2015년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대표이사 취임 이후 7년 만에 수익에서 사상 최고를 달성하게 됐다.

아울러 메리츠화재는 누적 이익잉여금도 같은 기간 43.4%(1조1003억원) 급증한 3조3062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김용범 부회장 등 이사회는 배당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이를 통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

자수주 매입과 배당금은 모두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편이지만, 배당은 일회성이라서다. 실제 메리츠금융지주는 29일 자사주 265만6000주(999억4500만원)을 매입해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소각일은 31일이다.

메리츠화재가 지난달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지주와 화재 주주가 같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메리츠금융지주의 주당 주가는 1월 6일 3만7300원으로 최근 3개월 사이 최저를 보였지만, 30일 종가는 3만9850원으로 올랐다.

자사주 소각에 따른 효과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이를 통해 김용범 부회장이 사주의 배만 불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 일고 있다.

현재 메리츠금융지주의 최대 주주는 조정호 회장(지분율 75.81%, 9671만4384주)이다. 조정호 회장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이며, 현 조원태 회장(한진그룹, 대한항공)의 숙부다.

이번 소각으로 조정호 회장의 시가 총액은 30일 현재 3조8541억원으로 3개월 사이 6.8%(2467억원) 늘었다.

반면,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주당 620원(모두 670억원) 배당으로 메리츠금융지주(56.09%)는 375억8000만원을 배당금으로 챙겼으며, 이중 조정호 회장은 284억9000만원 을 챙겼다.

이는 이번 주식 소각에 따른시가 총액 증가액의 11.5% 수준이다.

메리츠화재의 자회사 편입으로 조정호 회장의 주식 지배력이 상승하면서 향후 배당시 더 많은 배당금을 조정호 회장이 받는다.

메리츠금융지주(59.09%)의 지분에 따른 배당금을 모든 주주가 나눠 갖지만, 앞으로는 조정호 회장의 지분률(75.81%) 직접 적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메리츠금융지주의 주요 주주는 조정호 회장의 장녀 효재 씨(0.05%, 6만8523주), 김용범 회장(0.03%, 4만주) 등이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2월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지만, 경쟁사와는 다른 회계기준(IFRS9) 적용하고 있다”며 “자산만 시가평가하기 때문에 지난해 금리상승으로 자산규모가 줄었고, 회계 착시로 지급할 배당금이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앞으로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사주와 우호적인 이사회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소주주의 이사회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 이사회를 견제하기 위해 전체 주주의 50%의 동의를 얻는 주주 동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사회의 충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조정호 회장의 지난해 급료가 24억9500만원으로 전년(15억3700만원)보다 62.3% 급증했다. 같은 기간 직원의 평균 급료는 30.2%(1억4200만원→1억8500만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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