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병원간호사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정책 심포지엄 '간병 부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가 답이다'가 열리고 있다. 2026.06.17. (사진=임해리 기자)[서울=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고령화와 가족 돌봄 부담 증가로 간병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와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보상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병원간호사회는 17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공동으로 '간병 부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가 답이다'를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최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 환자가 10년 새 연평균 38.9% 증가해 2024년 177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번 심포지엄은 현행 제도의 운영 실태를 짚어보고 인구 고령화에 따른 간병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병동 확대와 입원료 수가 체계 개선의 시급성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17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열린 병원간호사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공동 주최 정책 심포지엄 '간병 부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가 답이다'에서 병원간호사회 홍정희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6.06.17. (사진=임해리 기자)"제도 효과에도 불구, 병상 확대는 답보 상태"
병원간호사회 홍정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초고령·저출생 사회에서 간병 부담은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사적 간병률 감소와 간병비 절감 등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병상 확대는 여전히 답보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병동 확대를 위해서는 간호사와 간호지원인력 배치 수준 향상, 현실적인 수가 보상, 병동지원인력 역할 정비, 환자 중증도와 간호 필요도에 따른 유연한 운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며 "양적 확대뿐 아니라 서비스 질 향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병 부담은 국가와 사회의 공적 과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민태원 회장도 "초고령사회에서 간병 부담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적 과제가 됐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제도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7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열린 병원간호사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공동 주최 정책 심포지엄 '간병 부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가 답이다'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민태원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6.06.17. (사진=임해리 기자)"고난도 환자를 위한 맞춤형 운영 전략 필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정현진 지속가능체계연구실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 현황과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정 실장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는 총 798개 의료기관, 8만6443개 병상이 참여하고 있지만 전체 병상 대비 참여율은 34.4% 수준에 머물렀다. 전체 병동을 통합서비스로 운영하는 기관은 118곳, 병상 수는 1만2094개로 집계됐다.
2024년 기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 환자가 절감한 직접 간병비는 총 1조 4653억원으로, 환자 1인당 평균 79만 7685원의 부담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이용 환자도 10년 새 연평균 38.9% 증가해 2024년 177만명을 넘어섰으며, 사적 간병률 역시 2015년 73.1%에서 2023년 59.9%로 감소했다.
정 실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경증환자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있지만 분석 결과 의학적 중증도가 높을수록 통합병동 입원 가능성이 증가했다"며 "다만 치매·섬망 환자와 중증 장애인 등 간호 관리 난도가 높은 환자는 상대적으로 입원이 어려운 경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 실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병동 확대 ▲환자 구성 변화에 따른 유동인력 운영 ▲간호인력 배치 기준 개선 ▲장애군 전담 케어팀 운영 등 고난도 환자를 위한 맞춤형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17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열린 병원간호사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공동 주최 정책 심포지엄 '간병 부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가 답이다'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담고 있다. 2026.06.17. (사진=임해리 기자)"전문 간호인력 확보 중요한 과제"
부천세종병원 김정숙 간호부원장은 전병동 운영 사례를 소개하며 중증환자 전담병실 운영 경험을 공유했다.
부천세종병원은 2013년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 참여 이후 전병동 운영 체계를 구축했으며, 중증환자 전담병실과 교육전담간호사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김 간호부원장은 "중증환자 전담병실 이용자의 80% 이상이 심혈관·호흡기·뇌신경 등 집중 관찰이 필요한 환자"라며 "간호사 1인당 환자 4명 수준의 배치 기준과 통합 관제 시스템을 통해 환자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성을 갖춘 간호인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며 "환자 안전과 간호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교육과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병 부담 완화 현실적 대안은 제도 확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최은미 부회장(MBN 기자)은 간병 부담의 사회·경제적 문제를 지적하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부회장은 "월평균 간병비는 2008년 206만원에서 2024년 432만원으로 증가했고, 약 60만명의 '독박 간병인'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간병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이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요양병원 중심의 공동 간병 구조는 비용 부담과 돌봄의 질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간병 부담 완화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라고 주장했다.
종합토론에서도 전병동 확대를 위해서는 현장 여건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간호·간병 수가 현실화 필요" 한목소리
병원간호사회 추영수 제2부회장은 "확대 기준은 병상 수가 아니라 환자 안전과 간호서비스 질이어야 한다"며 "환자 중증도와 간호 필요도에 맞는 배치 기준 현실화, 종별 차등 수가, 지역가산 수가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보험이사인 서인석 로체스터병원장은 "지방 및 중소병원이 제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현장 적용성을 고려한 보상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며 "간호·간병 수가 현실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복지부 "전병동 운영 기관 보상 강화 방안 검토"
보건복지부 유정민 보험급여과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과 일반병상 간 보상 격차가 줄어 의료기관들이 서비스 유지 여부를 고민하는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본사업 전환을 위해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병동 확대를 유도하고 전병동 운영 기관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환자 중증도와 의료 필요도를 반영한 지원 체계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단순한 병상 확대 정책이 아니라 국민의 간병 부담을 줄이고 입원 의료의 질을 높이는 핵심 제도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간호 인력 확보, 중증 환자 관리 체계 마련, 현실적인 수가 보상 등 구조적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