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챗지피티(ChatGPT)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보령과 에자이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항암제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특허 분쟁이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용도특허 무효 심결 취소 소송의 판결 선고가 임박한 것으로, 제네릭 출시 승부수를 던진 보령이 승기를 굳힐지, 에자이가 판을 뒤집고 역공에 나설지 주목된다.
특허법원 제2부는 에자이가 보령을 상대로 제기한 '갑상선암에 대한 항종양제' 특허 심결 취소 소송의 변론을 최근 종결하고 다음 달 15일을 판결선고일로 지정했다.
이번 항소심의 핵심 쟁점이 된 것은 렌비마의 적응증 중 하나인 갑상선암 치료와 관련된 용도특허다. 렌비마는 갑상선암 외에도 간세포성암, 자궁내막암, 신세포암 등 다수의 적응증을 보유한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다. 이 중 갑상선암 용도특허는 존속기간이 아직 2년 정도 남았지만, 특허심판원이 보령의 특허 무효 심판 청구를 인용하면서 현재는 효력 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이번 특허법원 판결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보령이 취한 이례적이고 속도감 있는 제품 출시 행보에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통상 특허 분쟁을 2심 이상 진행하고 승소 확률이 매우 높아졌거나 승소가 확정됐을 때 제품을 발매하는 경우가 많다. 특허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보령은 지난해 7월 렌비마 제네릭인 '렌바닙'의 급여 등재를 모두 마치고 곧바로 제품을 출시하는 강수를 뒀다. 그만큼 남은 특허 분쟁에서 승소할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령과 에자이 간의 특허 분쟁은 용도특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양사는 렌비마의 시장 가치를 두고 다방면의 특허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진행 중이다.
제제 특허와 결정형 특허는 일찌감치 무효가 확정됐고, 조성물특허 분쟁은 대법원까지 가는 치열한 법적 공방 끝에 보령이 최종 승소하며 특허 무효로 최종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보령은 제네릭 진입 시기를 10년 가까이 앞당길 수 있게 됐다.
나아가 보령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특허목록(그린리스트)에 등재되지 않은 에자이의 미등재 '고미 억제 방법 특허'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며 리스크 관리의 치밀함을 보였다.
미등재 특허는 현행 허가특허연계제도상 제네릭 품목허가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제품을 출시한 뒤에는 오리지널사가 해당 특허를 바탕으로 특허 침해를 주장할 수 있다.
이에 보령은 해당 퀴놀린 유도체의 고미 억제 방법 특허에 대해서도 별도의 무효 심판을 청구해 일부 인용 및 일부 각하 심결을 취득하며 불안 요소를 선제적으로 제거했다.
이와 함께 양사는 렌비마와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 특허를 두고도 별도의 쟁송을 벌이고 있다. 최근 항암 치료 패러다임이 자궁내막암 및 신세포암 등에서 렌비마 및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주요 치료 옵션으로 삼고 있어 이 특허 분쟁의 결과 역시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렌비마 용도특허 관련 특허법원의 판결 선고는 보령이 전개한 제네릭 조기 출시 전략의 법적 성패를 가늠할 핵심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보령이 던진 승부수가 제네릭 시장 선점을 완성하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