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니들(Microneedle) 기술이 차세대 약물전달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핵심 부품 간 결합력 등 안정성 확보를 위한 글로벌 수준의 정밀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임][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 기술이 차세대 약물전달시스템으로 주목받으며 백신, 당뇨 관리, 미용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핵심 구조인 '몰드(니들 본체)'와 '어레이(지지체)' 간의 결합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재해, 사용 중 니들 탈락이나 피부 내 이물 잔류 등 안정성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로벌 규제 흐름, '기계적 무결성' 입증이 핵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2020년 발표한 '마이크로니들링 제품에 대한 기술적 고려사항'을 통해 의료기기와 미용 기기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특히 510(k) 심사 과정에서 니들의 파절, 구부러짐, 지지체 탈락 여부를 확인하는 '기계적 무결성(Mechanical Integrity)' 시험 데이터를 필수 요건으로 요구한다. 융복합 제품의 경우 약물 전달의 균일성까지 정량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유럽(EMA/MDR) 역시 고삐를 죄고 있다. 의료 목적이 없는 미용 마이크로니들까지 유럽 의료기기규정(MDR)의 관리 대상으로 포함하고, 설계 단계부터 사용 중 부품 분리 리스크를 평가하는 위험관리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국내 현주소, 규제 공백에 따른 기술 경쟁력 저하 우려
반면 국내는 성능 시험 위주의 가이드라인만 존재할 뿐, 몰드와 지지체 간 결합력이나 전단강도 등 정밀한 안정성 평가 기준은 미흡한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규제 체계로는 미국이나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 시 인허가 과정에서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규제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심사의 일관성까지 저해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형 규제' 방향성, 시험법 개선과 표준화가 관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마이크로니들패치의 구조적 안정성 개선을 위한 글로벌 규제 동향 및 한국형 규제 방향성 제언'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형 규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기계적 성능 평가 지표의 고도화다. 축 방향 압축 하중, 횡 방향 전단 강도, 관통 효율 및 구조 유지 등 3대 핵심 지표를 설정하고 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시험법을 신설해야 한다.
둘째, 물리화학적 및 생물학적 평가 기준의 보완이다. 접착 성분과 잔류물에 대한 평가를 의무화하고, ISO 10993 등 국제 표준에 준하는 생물학적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안전율(Safety Factor) 설정과 맞춤형 심사트랙 구축이다. 실제 피부 삽입 저항력보다 높은 결합 강도를 유지하도록 성능 기준을 구체화하고, 개발 단계별 맞춤형 지원 시스템을 통해 기업의 인허가 부담을 줄여야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 생태계 조성의 기회
보고서 지적대로 선제적 규제 체계가 마련된다면, 이는 단순한 안정성 강화가 아니라, 국내 마이크로니들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구성이 담보되지 않는 저가형 제품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고, 기술 경쟁 중심의 고부가가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준형 연구원은 "마이크로니들은 단순 미용 패치를 넘어 차세대 약물전달시스템으로 안착하고 있다"며 "글로벌 규제 조화를 통한 선제적 인프라 구축만이 국내 기업의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국산 제품의 대외 신뢰도를 높이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