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초구 효령로에 위치한 삼일제약 본사 전경.[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삼일제약이 파킨슨병 치료제 '에퀴피나(성분명: 사피나미드메실산염)' 제네릭 조기 출시를 위한 마지막 특허 허들을 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목록에 등재되지 않은 미등재 특허 공략에 최종 성공하며,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선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특허심판원은 삼일제약이 뉴론 파마슈티컬스(Newron Pharmaceuticals)를 상대로 제기한 에퀴피나 미등재 특허 2건에 대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최근 청구성립 심결을 했다.
이번 심판의 대상이 된 것은 '2-[4-(3- 및 2-플루오로벤질옥시)벤질아미노]프로판 아미드의 제조방법' 특허와 '고순도의 2-[4-(3 또는 2-플루오로벤질옥시)벤질아미노]프로판아미드의 제조방법' 특허다.
해당 특허는 식약처 의약품 특허목록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지만, 특허청에 등록돼 독점적 권리를 인정받고 있던 전형적인 '숨겨진 특허'에 해당한다.
통상적으로 제네릭 개발사들은 등재 특허만을 회피하고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오리지널사가 이처럼 숨겨진 특허를 이용해 특허침해 소송이나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수 있어 미등재 특허는 제네릭 조기 출시의 치명적인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해 왔다.
삼일제약은 이러한 미등재 특허 리스크를 사전에 완벽히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한 바 있으며, 특허심판원 단계에서 철저한 법리적 논증을 거쳐 최종적으로 자사 제네릭의 특허 회피를 인정받았다.
특히 '고순도의 2-[4-(3 또는 2-플루오로벤질옥시)벤질아미노]프로판아미드의 제조방법' 특허를 회피했다는 것은 기술적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삼일제약이 사피나미드 합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독성 불순물을 제어하면서도 오리지널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독자적인 고순도 합성 공정 및 정제 기술을 입증했다는 의미여서다.
앞서 삼일제약은 명인제약, 부광약품과 함께 에퀴피나의 유일한 식약처 등재 특허인 '2-[4-(3- 및 2-플루오로벤질옥시)벤질아미노]프로판 아미드의 제조방법' 분할출원 특허(2028년 만료 예정)에 대해서도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해 청구성립 심결을 획득한 바 있다.
이번 미등재 특허 심판 승소로 삼일제약은 에퀴피나와 관련된 등재 특허와 미등재 특허를 모두 회피하는 데 성공하며, '특허 분쟁 소지를 최소화한 제네릭'이라는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현재 에퀴피나 제네릭 개발 경쟁은 삼일제약, 명인제약, 부광약품 등 3개 사의 치열한 각축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들 제약사는 에퀴피나의 재심사 기간(PMS)이 만료되는 오는 6월 23일 이후 일제히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획득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일제약은 우선판매품목허가의 핵심 요건인 '최초 심판 청구' 요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가장 먼저 미등재 특허라는 추가적인 법적 리스크까지 해소한 만큼, 향후 에퀴피나 제네릭 시장 선점 경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에퀴피나는 뉴론 파마슈티컬스가 발굴한 3세대 모노아민 산화효소-B(MAO-B) 억제제 계열의 파킨슨병 신약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판권은 에자이가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자이는 지난 2020년 식약처로부터 에퀴피나 품목허가를 획득한 이후 이듬해 2월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아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에퀴피나의 국내 처방 매출은 발매 첫해인 2021년 8억 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2022년 28억 원으로 3배 이상 급성장했으며, 2023년에는 전년 대비 20억 원 늘어난 48억 원을 기록하는 등 임상 현장에서의 처방 영향력이 지속해서 확대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