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노약품공업-한국BMS제약의 여보이[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옵디보(Opdivo, 성분명 : 니볼루맙·Nivolumab)'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여보이(Yervoy, 성분명 : 이필리무맙·Ipilimumab)'까지 함께 개발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미국 BMS가 보유한 '옵디보'는 면역 반응 차단 인자인 PD-1의 활성을 억제하는 기전의 면역항암제다. 2024년 기준 101억 달러(한화 약 15조 원)의 매출을 기록한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옵디보'의 핵심 물질 특허는 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2028년 이후 만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많은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나, 예상치 못한 진입장벽에 부딪혔다. 바로 병용요법으로 활용되는 BMS의 CTLA-4 억제제 '여보이'의 복제약까지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허 풀려도 못 들어가는 '옵디보' 시장... '여보이' 병용의 높은 장벽 때문
2011년 사상 최초의 면역관문 억제제로 등장한 '여보이'의 타깃인 CTLA-4는 PD-1과 마찬가지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체내 인자다. PD-1이 면역 반응의 하위 경로에 개입하는 반면, CTLA-4는 그보다 앞선 상위 단계에서 작용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문제는 상위 경로를 건드리는 CTLA-4 억제제의 경우 면역 반응을 정밀하게 제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보이'의 단독 매출은 PD-1 억제제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실제로 '여보이'의 2024년 매출은 25억 달러(한화 약 3조 5000억 원)로, '옵디보'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그럼에도 BMS는 '여보이'를 폐기하지 않고 있는데, 이유는 다름아니다. '옵디보'와의 병용요법으로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옵디보'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이 '여보이' 병용요법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발목을 잡는 핵심 요소다. '옵디보'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오려면 기존 적응증을 동일하게 확보해야 하는데, 대부분이 병용요법으로 승인되어 있어 '여보이'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사실상 강제화되고 있는 것이다.
BMS, '옵디보' 병용요법으로 '여보이' 활용... 시밀러 개발 '움찔'
이러한 까닭에 '옵디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경쟁 약물인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에 비해 상대적으로 잠잠하다. '키트루다' 복제약 개발 업체가 10개를 넘어서는 것과 달리, '옵디보'는 5개 안팎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업체들은 '여보이' 바이오시밀러 확보를 위해 경쟁기업과도 손을 잡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 헨리우스(Shanghai Henlius)와 스위스 산도스(Sandoz)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산도스'는 지난 2025년 8월 '상하이 헨리우스'와 제휴를 맺고, 자사의 '옵디보' 바이오시밀러 'JPB898'과 병용할 '여보이' 바이오시밀러 'HLX13'의 권한을 일부 확보했다. 'HLX13'는 헨리우스가 자사의 '옵디보' 바이오시밀러인 'HLX18'와 짝을 맞추기 위해 개발해 온 '여보이' 바이오시밀러였으나 엉뚱하게 경쟁기업의 약물과 원팀이 된 셈이다.
한편, '여보이'의 유럽 및 미국 특허는 각각 2021년과 2025년에 만료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