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이 최근 자사의 P-CAB 신약 후보물질인 'IY-828026'의 임상 1상 승인 소식을 전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면죄부용 발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일양약품이 지난 6일 차세대 P-CAB 신약 후보물질(IY-828026)의 임상 1상 승인 소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양약품 측의 화려한 발표와 달리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보여주기식 발표'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거래중지 종목인) 일양약품은 80년 역사상 최대의 존립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경영 투명성 미비 등을 이유로 상장 유지 결정과 함께 1년의 개선 기간을 부여하면서 당장의 퇴출 위기는 넘겼으나, 시장의 신뢰는 이미 바닥을 쳤다는 평가다. 특히 금융당국의 해임 권고를 무시하고 단독 대표로 올라선 오너 3세 정유석 대표이사의 행보를 두고, 사법 리스크를 신약 소식으로 덮으려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일양약품 본사 사옥◆ '해임 권고' 무시한 오너의 귀환… 사법 리스크 가리려는 '임상 승인'
이번 임상 1상 승인 소식을 바라보는 업계의 의구심은 정유석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맞닿아 있다. 정 대표는 1조 원대 회계 부풀리기 책임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해임 권고를 받았으나, 전문경영인에게만 책임을 전가한 채 단독 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이 시점에 맞춰 발표된 임상 소식은 "정유석 체제에서만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명분을 쌓아 거래소의 경영 투명성 심사 기준을 아직 '설익은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하려는 전략적 배치라는 분석이다.
◆ P-CAB 시장, 이미 '2강' 체제 고착… 일양은 뒤처진 '지각생'
정 대표가 내세운 P-CAB 카드는 이미 레드오션에 진입한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P-CAB 시장은 HK이노엔의 '케이캡(연간 처방액 약 2100억 원)'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약 1100억 원)'가 독보적인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선두 주자들이 이미 적응증 확장과 글로벌 진출로 진입 장벽을 높인 상태에서,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일양약품이 상업화 시점에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자사 주력 제품인 '놀텍(PPI)'의 시장을 스스로 갉아먹어야 하는 '자기잠식' 위험 역시 해결해야 하는 전략적 모순이다.
◆ 연구 중심 무색… 실적 반토막에도 R&D 투자는 미흡
연구 중심 기업을 표방해왔으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2023년 8.2%에서 2024년 7.5%, 그리고 지난해인 2025년에는 6.8%까지 매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약 310억 원에 달했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260억 원 규모로 줄어들며 2년 사이 16% 이상 삭감됐다.
수익성 지표는 더욱 처참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47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약 101억 원) 대비 53.5%나 급감한 수치다. 10년 치 재무제표를 뒤흔든 회계 위반 적발에 따른 법률 대응 비용과 과징금 여파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며 영업이익률은 3.8%대까지 추락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위기 속에서도 오너 일가의 배당 기조는 유지하면서 정작 미래 동력인 R&D 비용부터 칼질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