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김용균 교수,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양수 교수, 스웨덴웁살라대학교 의학생명과학-미생물학과 댄 안데르손 교수, 스웨덴웁살라대학교 니콜라오스 카발로포울로스 연구원.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그동안 표준 항생제를 투여해도 치료가 어려웠던 '슈퍼박테리아' 감염증의 원인이 국제 공동연구로 명확히 밝혀졌다. 항생제에 반응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일부 균이 살아남는 '이형내성'이 사망 위험을 2.5배나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감염내과 김용균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김양수 교수 연구팀은 28일,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혈류감염 환자 842명을 1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표준 치료제인 반코마이신에 대한 '이형내성'이 치료 실패의 결정적 원인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 "검사 땐 정상인데 실제론 내성" … 숨어있는 암살자 'hVISA'
MRSA는 일반 항생제가 듣지 않아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고위험 병원체다. 특히 혈액 속에 균이 침투하는 혈류감염 시 사망률이 매우 높다. 연구팀은 기존 검사에서는 항생제에 반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수의 균이 내성을 지녀 살아남는 '이형내성(hVISA)' 현상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hVISA 환자에게 기존 표준 치료제를 투여했을 경우 90일 이내 사망 위험은 일반 MRSA 환자보다 2.5배 이상 높았다. 혈류감염 지속 기간은 더 길어졌고, 완치 후 90일 이내 재발률은 무려 5배나 치솟았다. 사실상 '치료의 사각지대'가 존재했던 셈이다.
◆ 'PAP-AUC 0.65' 새로운 기준 제시 … 맞춤형 치료 시대 연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의 예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진단 수치인 'PAP-AUC 0.65'를 새롭게 제시했다. 이 수치를 넘는 환자에게는 초기부터 반코마이신 대신 다른 대체 항생제를 쓰거나 강력한 병합 요법을 고려해야 한다는 임상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김용균 교수는 "표준 검사로 놓치기 쉬운 숨은 내성이 사망 위험을 키운다는 것을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며 "새로운 진단 기준은 환자별 맞춤형 항생제 전략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그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의 '에디터스 하이라이트'에 선정되며 전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