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피부 외용제 시장으로 영토를 급격히 확장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사들이 피부 외용제 시장으로 영토를 급격히 확장하고 있다. 과거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단순 연고 경쟁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기전의 신약과 차별화된 제형을 앞세워 '바르는 약'의 전성시대를 여는 모양새다. 특히 약가 인하 등 정책 리스크 속에서 전신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외용제가 제약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캐시카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작용은 끄고 효과는 켜고"... 신약 개발의 '우회로'
23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과 JW중외제약은 기존 경구용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 외용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HK이노엔은 자가면역질환 후보물질 'IN-115314'의 개발 전략을 경구제에서 국소 도포제로 선회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는 최근 JAK 억제제 계열이 직면한 심혈관 부작용 이슈를 피하기 위한 '정밀 타깃' 전략이다. 혈중 약물 농도를 낮춰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아토피 피부염 부위에는 강력한 항염 효과를 전달하겠다는 구상이다.
JW중외제약은 탈모 치료제 시장의 게임 체인저를 노린다. 개발 중인 'JW0061'은 성기능 장애 등 기존 경구용 탈모약의 부작용 우려를 원천 차단한 국소 도포형 제제다. 모낭 줄기세포의 Wnt 신호전달경로를 직접 활성화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남성뿐 아니라 여성 환자까지 공략 가능한 압도적 시장 확장성이 강점이다.
◆동아 vs 동국 '자존심 대결'... OTC 시장은 '세분화' 전쟁
일반의약품(OTC) 시장에서는 전통 강자들의 '라인업 쪼개기' 경쟁이 치열하다.
시장 1위 동아제약은 좁쌀(애크린겔)·붉은 여드름(애크논크림)·흉터(노스카나겔)로 이어지는 촘촘한 그물망에 이어, 최근 압출 후 상처 관리용 '노스카딘겔'까지 추가하며 '여드름 토탈 케어' 체제를 완성했다.
이에 맞선 동국제약의 추격도 매섭다.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의 브랜드 파워를 이식한 여드름·흉터 케어 브랜드 '센스' 라인업을 강화하며 동아제약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센스카나겔' 등 식물성 성분 추출 기술을 접목한 제품군을 통해 흉터 치료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블루오션' 개척... 편의성이 곧 경쟁력
새로운 틈새시장을 발굴하는 시도도 눈에 띈다. 동화약품은 국내 최초의 전문의약품 다한증 치료제 '에크락겔'로 시장을 선점했다. 기존 경구약의 고질적 부작용인 입마름을 없앴을 뿐 아니라, 겨드랑이에 직접 바르는 '트위스트 타입' 용기를 도입해 환자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탈모, 다한증, 여드름 등 삶의 질(QoL)과 직결된 질환일수록 환자들은 안전하고 간편한 치료제를 원한다"며 "단순한 제형 변경을 넘어 정보기술(IT)이나 인체공학적 설계가 접목된 외용제들이 향후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